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농부의 하루 442

“제철꾸러미 발송, 한 달이 벌써 지났어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농사를 짓다보면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쑥쑥 자라는 채소들 따라 정신없이 보살피고 수확하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벌써 다섯 번째 꾸러미 발송을 앞두고 있네요. 푸릇푸릇하던 봄기운은 완연히 꺾이고, 이제 싱그러운 초여름 채소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 동안 백화골은 지금까지 보냈던 5월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5월을 보냈습니다. 1년 중 최고로 아름다운 계절과 풍광 속에서, 1년 중 가장 바쁜 농사일들을 해내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지냈지요. 네, ‘여느 해가 다르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 올해는 이것이 얼마나 큰 특혜이자 축복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느 때와 달라진 일상 때문에 힘들게 보내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았으니까요. 물론 학교 급식이..

백화골 농부의 겨울 여행2 "추운 스웨덴 겨울 여행, 따뜻하고 밝은 카탈루니아, 대만"

백화골 농부의 겨울 여행2 "추운 스웨덴 겨울 여행, 따뜻하고 밝은 카탈루니아, 대만" 스톡홀름에 도착한 첫 느낌은 ‘캄캄하고 춥다’였습니다.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 표정도 대체로 어두웠습니다. 이 느낌은 떠나는 날까지도 계속되었는데, 하필 추운 겨울에 스웨덴에 가다니, 겨울에만 여행할 수 있다는 게 조금 아쉬웠어요. 이민 간 가족을 찾아 스톡홀름으로 스웨덴에는 40년 전쯤 한국에서 이민 간 큰어머님 식구들이 살고 있습니다. 40년 전 독일 간호사로 일하러 가셨던 큰어머님이 이후 스웨덴으로 옮겨 가신 뒤에 큰아버지와 사촌 누나들, 형들을 초대해서 정착하셨거든요. 한국이 가난했던 시절, 남편과 자식들은 한국에 두고 멀고 먼 이 낯선 나라에 와서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큰어..

백화골 농부의 겨울 여행1 “성탄절 프랑스 소도시 클라멩페랑, 나무 코끼리의 낭트”

백화골 농부의 겨울 여행1 “성탄절 프랑스 소도시 클라멩페랑, 나무 코끼리의 낭트” 2004년 서울에서 살며 귀농을 계획한 가장 큰 이유는 농사와 여행을 함께 하는 조화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였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던 야근과 부조리한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 농사철에는 환경을 보호하는 유기농사를 짓고, 겨울이면 세계를 여행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귀농 이후 좋은 선배 농부들을 많이 만나서 농사 기술을 배우고, 제철꾸러미라는 농사 방식을 만들어 농사만으로 자립할 수 있었습니다. 농사철에는 자급자족하며 생활비를 절약하여 적은 비용으로 겨울에 여행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지난 겨울 여행은 백화골에 찾아왔었던 외국인 봉사자 친구들의 집과 친척집을 방문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친구와 친척 집만 방문하는 일정이라, 비록 물..

2019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마지막주 발송

백화골에 영하의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따뜻한 남쪽, 경주 인근으로 이사 온 덕에 장수에서 살 때 보다 2주 정도 늦게 겨울을 맞네요. 2월부터 파종하고 땅을 뒤집기 시작해서 바쁘게 준비하며 보낸 봄, 늦더위에 기진맥진하던 여름, 태풍 세 번이 지나간 가을을 지나 이제 겨울입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농부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던 한해였습니다. 그래도 많은 농부들이 변화하는 날씨에 맞춰 안간힘을 쓰며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태풍으로 죽은 채소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잘 자란 채소들도 많아서 무사히 올해 유기농제철꾸러미 마지막 발송을 했네요. 백화골 꾸러미를 함께 나누어주신 회원분들과, 힘든 일도 마다 않고 열심히 도와준 봉사자들 덕분입니다. 마지막 발송 즈음에 김장도 했습니다. 이제 ..

태풍 지나가고 땅콩, 우엉 캐고 가을 농사 시작

올해 초만 해도 ‘농부의 하루’를 써서 업데이트하려고 생각했는데, 막상 농사철이 시작되고 나니 어느새 ‘농부의 한 달’ 꼴로 글을 올리고 있네요. 백화골에 찾아오는 봉사자들의 농사 일기를 올리는 일도 늘 바쁘다 보니 늦어졌습니다. 농사 일 마치고 저녁에 책상에 앉아 뭔가를 하는 일은 늘 힘든 것 같아요. 오랜만에 글 올리다보니 변명이 길어졌네요. 올해 여름은 7월까지는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 버틸 만 했었는데, 8월에 찾아온 늦더위에 많이 지쳤습니다. 그리고 8월 말부터 지금까지 계속 흐린 날과 비 오는 날이 잦아 가을 작물들이 생각보다 쑥쑥 자라지 못하네요. 며칠 전에는 태풍까지 지나가는 바람에 가을 작물로 심어 놓은 쌈채소와 옥수수 등이 많이 죽었습니다. 태풍 한방으로 쓸려 내려간 모습에 조금 우울하..

채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다!(How can vegetables be this pretty!)

백화골 농부의 하루 채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다! How can vegetables be this pretty! 필리핀 친구 크리스탈과 네덜란드 친구 훕은 지난 7월에 백화골에 머물렀던 봉사자들입니다. 2년 넘게 세계를 여행하며 새로운 나라와 문화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나중에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사는 것이 꿈이라는 기특한 친구들입니다. 유기농에 대해 관심도 많고 장기 여행자로서 열린 마음도 가진 친구들이라, 편안하게 함께 일하고 이야기하며 더운 여름날을 함께 보냈습니다. 나중에 우리도 이 사랑스런 커플이 운영하는 농장에 가서 봉사자로 일하면 참 좋겠습니다. Krystelle’s Entry: The moment I arrived in Naewa, I was immediately awed by the l..

현재의 순간은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백화골 농부의 하루 현재의 순간은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세계여행자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봉사자들이 찾아오는데요, 태국에서 온 프레차야는 2014년 처음 찾아온 이후 이제는 가족처럼 지내는 친구입니다. 공부를 아주 잘해서 한국 정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고 한국 대학에서 석사 과정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장 더운 시절에 찾아와 다른 나라 봉사자들과 함께 다양한 일을 하다 갔습니다. “The present moment is filled with joy and happiness. If you are attentive, you will see it.” Thich Nhat Hanh "현재의 순간은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당신이 주의를 기울인다면, 당신은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어느 평범한 수요일에 쓴 농사일기

백화골 농부의 하루 어느 평범한 수요일에 쓴 농사 일기 백화골에는 장기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스위스에서 IT 관련 일을 했던 다비드도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올해 1월에 집을 떠나 동남아시아, 일본을 거쳐 한국에 왔습니다. 6월 말, 힘쓰는 일이 많은 시절에 다비드는 정말 열심히 백화골의 농사일을 즐겼습니다. At 100Flowerfarm Wednesday is one of three days per week on which vegetables are harvested and packed to be sent to customers. The day started early to ensure all vegetables can be harvested and packed as fresh as p..

제철꾸러미 상자에 새로운 채소를 담으며 즐거웠던 3주

백화골 농부의 하루 제철꾸러미 상자에 새로운 채소를 담으며 즐거웠던 3주 피에르(프랑스), 소피(스위스)는 장기 여행자입니다. 여행길에서 만난 연인으로, 전세계를 여행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나라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둘은 스위스에서 생활했는데, 물가가 너무 비싸서 여행 다니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하네요. 바쁘고 힘쓰는 일 많았던 6월이지만, 피에르와 소피 덕분에 백화골 농부들은 즐겁게 일했습니다. We experimented to plant many kind of vegetables such as bean, corn, sesames plant, cucumber and spring onions, etc... We learn how to take care of the beautiful wa..

기후변화를 막는 열쇠, 유기농을 직접 체험하다

백화골 농부의 하루 기후변화를 막는 열쇠, 유기농을 직접 체험하다 *‘백화골 농부의 하루’는 농장에 와서 일손을 돕는 봉사자 농부의 글도 싣습니다. 이번에는 최근까지 3주 정도 머물렀던 레아(Léa)의 이야기입니다. 프랑스 국적의 레아는 스코트랜드에서 기후 정의 운동과 복지관련 일을 하는 젊은이입니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여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5월의 가장 바쁜 시기에 밭 만들기와 파종을 함게 했습니다(편집자 주) I have spent 3 exciting weeks at the 100 flowers farm. Now I am back in Seoul and I look back on these past weeks, and I realized how exciting, diverse and how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