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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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골 소개

블로그 정리하며 돌아본 백화골 16년

백화골 2021. 2. 26. 21:09

겨우내 백화골 농부들은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한국의 겨울도 좋았습니다.

 

작년에 어깨 통증이 심했는데 한의원 치료를 받고 푹 쉬니 좋아졌습니다. 적당히 운동도 하고 아침저녁으로 요가와 명상도 하니 몸과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습니다.

 

 

이제 파종 일정에 맞춰 찬찬히 씨를 넣고 한 해 농사를 시작하고 있는데요, 아직 본격적으로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하는 철은 아니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랜만에 블로그 대문을 바꾸고 개편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글을 읽기 쉽게 카테고리를 개편하고 이것저것 바꾸었어요.

 

대문을 교체하니 기존에 올렸던 글들이 글자 크기나 사진 위치가 안 맞아서 편집을 조금씩 다시 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희의 귀농 16년 농사 기록을 다시 정리해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많은 글들이 새록새록 예전에 있었던 일이나 그때 했던 생각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한번 정리해서 한 곳에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백화골 16년 농사 일지 정리이기도 합니다.

 

 

전북 장수군으로 귀농, 집 짓기(2005년 2, 3월)

사진이 정말 생생합니다. 집 지을 때 정말 고생 많이 했거든요. ^^

 

농사 시작, 모내기, 완두콩, 토마토, 고추심기(2005년 4, 5월)

귀농하기 전에 귀농학교도 다니고, 농사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지만, 막상 본격적으로 농사 일을 시작하니까 좌충우돌의 연속이었어요.

 

대보름 불놀이(2006년 2월)

대보름이라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같이 밥 해먹고 불놀이 하던 모습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농촌에서 가장 바쁜 5월, 제철 농산물 가족회원제 발송 시작!(2006년 5월23일)

제철꾸러미, 농산물꾸러미라는 새로운 농산물 유통 방식을 만들고 첫 시작을 한 나름 역사적인 날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너무 너무 바쁘기만 했던 것 같아요. 글 속에 그 정신없는 5월이 느껴집니다.

 

산 넘고, 바다 건너! 한미 FTA 반대 제주 원정기(2006년 10월25일)

당시 이 게시글이 다음 메인 화면에 떠서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방문했었어요. 농산물수입개방은 엄청 중요한 문제인데 너무 쉽게 개방을 해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수입산이 우리의 밥상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죠. 슬픈 현실입니다.

 

유기농 인증 획득, 별채 신축!(2007년 6월24일)

2005년 유기농사를 시작해서 2007년 유기농 인증을 받았습니다. 농사 기술을 아낌없이 전수해주었던 주변의 많은 선배 농부 분들 덕분이었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회원이 보내준 책 ‘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2009년 7월21일)

2009년 쯤 되니 시골 생활에 적응이 된 듯 합니다. 귀농하기 전에 꿈꿨던 소박한 삶을 살았어요. 제철꾸러미 회원이 보내준 ‘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라는 책에 대해 정리한 내용이 당시 저희 생활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불필요한 소비주의에 저항하고, 간소하게 살고, 가진 것을 나누고...”

 

낙엽 비 날리는 날, 제철 농산물 가족회원 마지막 발송(2009년 10월)

2006년 시작한 제철꾸러미가 4년차에 접어들면서 자리를 잡았던 해였어요. 제철꾸러미 마지막 날 발송 풍경이 한편의 영화 같아요.

 

여행 마치고 돌아왔습니다(2010년 2월23일)

농사철에는 농사일을 하고, 겨울에는 세계를 여행하자는 것이 귀농할 때 목표였어요. 귀농 후 시작한 세계 여행길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네팔 미얀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명상, 불교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이후 저희 생활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2010년 8월8일)

소외받는 농촌 교육 운동과 농민운동을 함께 해 주셨던 장수중학교 김인봉 교장 선생님과 함께 했던 시간은 아주 특별했어요. 겸손하면서도 새로운 교육 이념을 삶으로 실천하셨던 분이셨는데, 안타깝게도 과로로 병이 생기셔서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당시 장수군 사람들이 얼마나 슬퍼했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풍요로운 여름(2011년 6월)

2011년이 되자 제철꾸러미 회원을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많은데, 땅이 부족했어요. 안정적으로 농사도 짓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터전을 찾아다녔어요. 땅을 구입하고 집을 짓는 일을 앞둔 설레임이 글에서 느껴집니다.

 

이사(2011년 11월)

꿈에 그리던 이사를 했습니다. 첫 번째 자리 잡았던 마을은 처음부터 간이역으로 생각하고 살았고, 우리 땅을 사서 집을 짓고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거든요.

 

볼라벤이 지나간 자리(2012년 8월)

새 터전에서 자리 잡고 농사지으며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태풍으로 비닐하우스가 다 날아가 버리고 하마터면 죽을 뻔한 엄청난 자연재난을 당했습니다. 사실 이날 태풍을 맞은 건 저희 인생에서도 큰 사건이었어요.

 

태풍 복구 작업 완료!!(2012년 10월)

태풍 피해 이후 제철꾸러미 발송을 중단하고 복구 작업을 했습니다. 힘든 시기였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극복을 해냈어요. 시련을 극복한 다음에 찾아오는 기쁨도 컸습니다.

 

2013년 백화골 푸른밥상 첫째주 유기농 제철꾸러미(2013년 5월)

2013년에 외국인 봉사자와 함께 일하는 여행자 네트워크가 가입을 하게 되었어요. 첫 외국인 봉사자로 호주 친구가 왔는데, 영어로 대화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뭔가 다른 생활이 열리는 기분이었어요. 이 친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0여 명의 외국인이 백화골을 다녀갔습니다.

 

뜨거운 여름! 10가지 소소한 백화골 소식들(2014년8월)

이사한 장수군 계북면 농민회 회장이 됐습니다. 사진들을 보면 하루하루 얼마나 열심히, 재미있게 지냈는지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로운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땅값 싼 장수에 들어오려는 유해시설들과 끝없는 투쟁을 해야 했거든요.

 

2018년 백화골 소식, 유기농법 나누고 자급자족하고(2018년 9월)

2018년 울주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장수에서 농사짓고 사는 것도 좋았지만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고도 싶었습니다. 농민회 투쟁가에서 평화와 행복을 찾아 수행하는 농부로 변신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께 유기농과 제철꾸러미에 대해 안내도 하고 있습니다.

 

긴 장마, 폭염, 태풍, 빠른 추위, 기후 위기를 실감하는 유기농 농부들(2020년 10월)

울주로 이사 와서 재미있게 농사짓고 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며 사는 일이 재미있어요. 하지만 기후변화가 점점 심해지며 농사짓기가 어려워지네요. 더 이상 끔찍한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유기농사를 지어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