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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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23년~2024년

회원 분과 첫번째주 제철꾸러미 포장을 했습니다

백화골 2024. 5. 3. 18:09

5월이 되면서 날씨가 따뜻해졌습니다. 백화골 주변 풍경이 온통 초록으로 가득합니다.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24년 첫 번째 주 발송이 끝났습니다. 외국인 농사 봉사자 세 명과 꾸러미 회원분께서 자기 일처럼 열심히 도와주신 덕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산나물 채취도 문제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로 10년째 백화골 회원이신 체리님(외국인 친구들에게 본인의 영어 이름을 체리라고 소개하셨으므로 저희도 그냥 체리님이라고 부를게요) 덕분에 많은 것을 생각한 한 주였습니다.

 

체리님은 저희 백화골 농부들과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니었고, 10년 동안 얼굴 한 번 뵌 적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이지요. 그런데 오랫동안 백화골 채소를 받으며 마음 속으로만 백화골을 아껴주시다가, 이번에 드디어 농장에 첫 방문을 하시고 일주일 동안 머무르다 가셨습니다. 경기도 먼 곳에서 4시간이나 차를 달려 오신 체리님은 직접 만나뵈니 저희보다 10년 정도 더 연배가 있는 분이셨어요.

 

비록 시골 출신도 아니고 허리도 아프셨지만, 어떤 일이든 잘 하셔서 저희가 깜짝 놀랄 정도였어요. 산나물 채취는 젊은 외국인 봉사자 두 명이 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을 혼자서 하셨고, 소포장 하는 작업은 10년 동안 백화골 채소를 받으면서 익힌 눈썰미로 맹활약을 하셨답니다.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시기도 했고,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나이인 젊은 봉사자 친구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공수해주시기도 했어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아끼고 조금이라도 더 도와주려는 마음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체리님도 포장된 모습으로만 보던 채소들이 밭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하고 즐거웠다고 하시네요. 특히 밭에 있는 채소들이 이것저것 정말 종류가 많다며, 자기가 이렇게 다양한 채소들을 먹고 있었는지 미처 실감하지 못했다고 하셨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 비타민채 등 작물들이 잘 자랍니다.

 

이밖에도 채소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최대한 간단하게 요리하는 노하우를 말씀해주시기도 했고, 원래 벌레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편인데 백화골 유기농 채소에 가끔 붙어오는 벌레들 때문에 요새는 그나마 익숙해져서 벌레가 나오면 이파리에 곱게 싸 아파트 창밖으로 내보내곤 한다는 뒷얘기도 말씀해주셨답니다.

 

체리님과 일주일을 보내면서 우리는 참 복 밭은 농부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게 모르게 백화골 농부를 지지해주고 유기농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소중한 인연을 이어주고 계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음 주는 월요일이 대체 공휴일이라 택배 접수가 안 되는 날이네요. 월요일 대신 화요일에 택배 발송을 하니까, 화요일 회원분들께는 하루 늦은 수요일에 택배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문자로 또 알려드리긴 하겠지만 참고해주세요.

 

두 번째 주 꾸러미에는 봄비 맞고 요즘 한창 물이 오른 초록색 잎채소들을 보다 풍성하게 넣어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자세한 품목 안내는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화요일 발송 작업이 끝난 뒤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