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제철꾸러미/2014년~2015년

제철 햇감자로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요리들

백화골 2014. 6. 23. 23:25


감자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한 달 전 쯤 하우스 감자를 조금 캐기는 했지만, 감자의 제철은 뭐니뭐니 해도 하지 무렵인 요즘이지요.

 

 

노지 감자 캐는 시기만 되면 백화골에서는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조금 있으면 닥쳐올 본격적인 장마철이 되기 전에 감자를 모두 다 캐야 하기 때문이지요. 마음은 급한데 초봄에 의욕에 넘쳐 잔뜩 심어놓은 감자밭은 끝도 없이 넓게만 보입니다. 감자란 놈은 또 왜 이렇게 무거운 것인지. 캐는 것은 그래도 할 만 한데, 감자 상자를 들고 비탈밭을 올라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감자 다 캐고 나면 아무래도 팔뚝 근육이 한결 우람해질 것만 같아요.

 

캐고 운반하기 힘들긴 하지만, 먹을 때만큼은 사랑스럽기만 한 감자! 본격 감자철을 맞아 몇 가지 감자 요리들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우선 가장 간단한 감자 채 썰어 볶기. 취향에 따라 가늘게 썰어도 좋고, 조금 굵직하게 썰어도 됩니다. 채 썬 감자를 찬물에 담가 전분기를 빼면 좀 더 깔끔한 맛이 되긴 하지만, 그냥 바로 볶아 먹어도 별 문제 없답니다. 같이 볶는 채소로는 양파, 마늘, 당근, 고추, 대파 모두 무난합니다.   

 

 

삶은 감자 뽕잎 샐러드입니다. 요리책을 낸 적이 있는 친구가 놀러 왔다가 마당에 있는 뽕나무 잎을 몇 개 따서 순식간에 만들어 주었어요. 그러니까 굳이 뽕잎이 아니더라도 집에 있는 채소 이파리 어떤 것이든 응용해서 넣으면 된다는 것이지요. 감자를 알맞게 잘라 푹 익힌 다음 소금,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허브가루 약간, 설탕 약간, 식초 조금 넣어 샐러드 오일을 만들어 감자와 뽕잎을 넣고 버무려주면 끝!

 

 

튀기는 일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얇게 썰어 노릇노릇 바삭하게 기름에 튀긴 감자는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이렇게 튀길 때에는 흙만 깨끗이 씻어내고 껍질 채 썰어 튀기는 것이 더 맛이 좋아요. 프랑스에서 온 친구가 만들어 주었습니다.

 

 

스페인 친구가 만들어준 감자 오믈렛이에요. 감자 대여섯 개 정도를 사각형 모양으로 깍둑썰기 하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좋답니다. 양파도 똑같은 모양으로 썰고, 감자와 양파를 따로 따로 기름에 볶아줍니다. 양파 볶을 때 마늘도 조금 썰어서 볶아주세요. 볶은 감자와 양파를 미리 풀어 놓은 달걀(7개 정도)물에 넣고 소금, 후추, 고춧가루 약간을 넣고 섞습니다. 기름 둘러 달군 팬에 섞은 감자와 달걀을 넣고 약한 불에서 5분 정도 익힙니다. 한쪽 면이 다 익었다 싶으면 넓은 접시를 이용해 통째로 뒤집어 다른 면도 익혀줍니다.

 

 

감자 요리를 말할 때 감자전도 빠질 수 없겠지요. 감자를 일일이 강판에 갈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할 때는 하기 힘든 요리입니다. 하지만 밀가루전은 절대 따라갈 수 없는 감자전만의 쫀득한 매력! 청양고추와 호박, 당근 등을 썰어 넣기도 하는데 감자전 고유의 맛을 제대로 보려면 채소들은 조금만 넣어주는 게 좋답니다.

 


대만 친구가 만들어 주었던 으깬감자요리, 머쉬드 포테이토예요. 푹 삶은 감자를 포크로 눌러 부드럽게 으깬 다음 버터 약간(안 넣어도 돼요), 소금, 우유 약간을 넣고 저어주세요. 여기에 취향에 따라 잘게 다진 양파나 삶은 달걀을 섞어 넣어도 되고, 마지막엔 허브 가루나 후추, 통깨 등을 올려 예쁘게 장식해 주시면 됩니다.

 


이밖에도 감자 요리의 세계는 정말 끝도 없을 만큼 다양한 것 같아요.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자 요리는 갓 캔 감자를 그냥 물만 넣어 푹 삶아 먹는 것이랍니다. 뜨거워서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이리 저리 굴려가며 호호 불며 먹는 갓 찐 햇감자 맛이란...!! 그 햇감자 맛을 생각하며 오늘도 삽 들고 열심히 감자 캐러 나가보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