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제철꾸러미/2011년~2013년

백화골푸른밥상 열아홉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백화골 2013. 9. 23. 22:31

추석 방학도 드디어 끝! 모두들 기분 좋은 추석 연휴 보내셨나요? 백화골에선 추석 방학을 조용하고 평화롭게 지냈답니다. 택배 지연을 피해 발송을 2주 연속 쉬는 동안 밀린 밭일도 하루하루 꼼꼼히 해나갔고요, 반가운 가족과 친구들도 만나고, 가장 가까운 도시인 전주에 나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면서 나름 알차게 추석 방학을 보낸 것 같아요. 내내 날씨가 좋아 가지를 몇 상자나 따서 썰어 말리기도 했답니다. 역시, 누구에게나 방학이란 참 좋은 것이군요. 

 

 

사과_ 혹시 장수에 와본 적 있으신가요? 장수 거리의 가로등들은 모두 사과 모양이지요. 가로등 뿐 아니라 여기저기 사과 모양 표지판들이 수두룩합니다. 장수를 대표하는 특산물이 바로 사과이기 때문인데요, 추석 선물용으로 맞추느라 과수원들마다 추석 전에 거의 다 사과를 따곤 하지만, 사실 올해처럼 추석이 이른 해에는 추석 지난 뒤 수확하는 사과가 더 맛있는 법이랍니다. 맛있는 장수의 유기농 사과, 꾸러미 상자에 조금씩 담아 보내드립니다. 몇 해째 백화골 가족회원이신 분들은 이미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사과에 묻은 흰 얼룩은 농약이 아니라 친환경 유기농 자재인 석회 브로도액(수산화칼슘)의 흔적입니다. 수건으로 슥슥 닦아 빨갛게 윤을 내서 보내드리면 모양은 좀 더 예쁘겠지만, 그렇게 사과를 북북 문질러대면 신선 유지도가 떨어진다고 하여 그냥 흰 얼룩이 묻어 있는 채로 보내드려요. 드실 때는 물로 잘 씻은 다음 통으로 쥐고 껍질 채 아삭~ 깨물어서 드시는 게 사과를 먹는 가장 맛있는 방법이랍니다. ^^


애호박_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따고 나서 뒤돌아보면 또 자라 있나 싶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던 애호박이 이제 완전히 끝물입니다. 1주일 동안 나오는 애호박 양이 한여름철 하루에 나오던 양의 반도 안 되네요.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추워질수록 애호박 수확량은 더더욱 떨어질 거예요. 이제부턴 알뜰살뜰 애호박을 아껴가며 먹는 철이 된 것이지요. 이번 주에 일부 회원분들에게는 애호박이 갈 거구요, 다른 분들에겐 파프리카 또는 방울토마토가 발송됩니다.


풋고추+홍고추_ 하루하루 기록적인 더위로 유세를 부리던 한여름철엔 오이맛 고추마저 매운맛으로 변신해 밥상머리에서 풋고추를 먹을 때마다 온갖 오도방정을 떨게 만들더니,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희한하게도 매운맛이 기운을 잃었답니다. 이제 다시 우아한(?) 자태로 풋고추를 먹을 수 있게 되었네요. 홍고추는 피망이나 파프리카처럼 살짝 단맛이 도는 게 아삭아삭 몇 개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피망_ 피망도 고추처럼 고운 빨간빛으로 익기 시작했어요. 색깔 맞춰 예쁘게 상차림 하시기 좋으라고 가급적 청피망과 홍피망을 섞어서 보내드립니다.


고구마순_ 고구마 캐기 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고구마순이에요.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싱싱한 고구마순으로 된장찌개 끓이고, 나물 볶고, 겉절이 만들고 해볼까요? 껍질 벗기기 조금 성가시더라도 고구마순으로 시골 냄새 나는 소박한 밥상 차려보세요. 지금을 놓치면 앞으로 열 달은 기다려야 싱싱한 고구마순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고구마순 껍질 벗기는 얘기가 나와서 덧붙이는 잡담인데요,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고구마순 요리를 먹는다고 하네요. 얼마 전 백화골에 찾아왔던 말레이시아 청년, 고구마순을 보더니 “엄마가 시켜서 어릴 때부터 정말 얼마나 많은 고구마순 껍질을 벗겼는지 몰라.” 하면서 한숨을 푹~ 고구마순 껍질 벗기는 게 귀찮은 건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인가 봐요 ^^)
    
이밖에 양파, 대파, 청양고추 등을 보내드립니다. 추석 음식 때문에 몸 전체가 좀 기름져진 느낌이지요? 백화골 채소들이 다시 맑은 기운 찾아드렸으면 좋겠네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Special thanks to...

 

 


 

 

농사짓는 일이 다 어렵고, 그중에서도 유기농 농사는 특히 더 힘들고 그런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또 어려운 작목을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품목이 바로 사과랍니다. 온갖 병해충이 달려들어 달콤한 사과를 그냥 놓아두지를 않는데, 특히 사과 같은 나무 농사는 한 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 그 여파가 몇 해씩이나 가기 때문에 더더욱 유기농 도전이 쉽지가 않은 법이지요. 이 어려운 일에 도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백화골 회원들에게 맛있는 유기농 장수 사과를 공급해주고 계시는 정교문 방현덕 농부님 내외분께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늘 한결같이 부지런히 일하시는 모습, 같은 농부로서 정말 본받고 싶은 모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