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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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5년~2006년

미네랄 뜨러 통영에 가다! (2006.06.06)

백화골 2009. 3. 4. 09:36

토마토 수확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는 토마토를 보며 빨리 바닷물(천연 미네랄)을 주어야할텐데 노심초사했다. 수확 20일 전후로 바닷물을 관주해 주면 바닷물에 들어있는 천연 미네랄이 나무도 잘 자라게 해주고 과실의 당도도 높여준다고 한다. 바닷물 뜨는 것을 핑계로 오랜만에 통영으로 향했다. 장수에서 통영은 작년에 고속도로가 뚫려서 차로 2시간 거리다.

4년 전에 남해안 일주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도심 속에 바다가 펼쳐져 있던 통영 풍경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위 사진). 흐린 날씨였지만 우린 다리 위에 차를 세우며 한참을 넋이 나간 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을 바라보았다. '나포리 맨션'이라는 아파트가 있는 등 좀 썰렁한 이름들이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통영은 아름다운 바닷가 도시였다.

갈 때마다 통영은 다르게 느껴진다. 이번에 눈에 들어오는 건 온통 하우스와 밭, 농사짓는 풍경이다. 이제 정말 농사꾼 다 됐나보다^^ 이것저것 장수보다 따뜻한 곳이어서 그런지 다들 잘 자랐다. 토마토 농사짓는 하우스도 종종 눈에 띄고. 오랜만에 찾아간 통영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충무김밥과 시장에서 싼 회를 사먹고 통영시내를 돌아다니다 돌아왔다.

일주 도로를 달리며 배도 없고 인적도 드문 해변가를 찾아 바닷물을 떴다. 깊은 속까지 훤히 보이는 깨끗한 곳을 찾아서 바닷물을 통에 담았는데, 왠지 무슨 수상쩍은 짓을 하는 것 같다^^.... 바닷물을 많이 떠서 이웃에게도 나눠주려 했지만 가져간 큰 통이 깨져있었다. 미안하지만 우리가 사용할 분량만 떠왔다.

토마토가 열렸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하루가 다르게 올라오는 토마토 곁순을 따느라 바쁘다. 잘라도 잘라도 계속 올라온다.

잘 자라는 토마토를 보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토마토 농사는 무슨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듯 하여 조심스럽다. 무엇이든 조금 과하거나 적으면 금방 표시가 난다. 물 조절, 퇴비 조절, 온도 조절 등... 제대로 '게임의 법칙(^^)'을 잘 맞춰야 맛 좋은 토마토가 나온다. 바닷물과 함께 아카시아 효소를 섞어 관주해주면 당도가 훨씬 더 높아진다는데, 올해는 아카시아 꽃이 늦게 피고 일찍 져 버렸다. 따야지 따야지 하다가 보니 어느새 꽃이 떨어져 있었다. 대신 작년에 담가 두었던 토마토잎 효소와 계란껍질 칼슘제를 섞어서 관주해 주었다.

요즘 장수 날씨는 그야말로 1년 중 가장 일하고 생활하기에 좋다. 서울 같았으면 낮에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더울 텐데 그다지 덥지 않고 밤에도 밖에서 생활하기에 적당하다. 날씨가 좋아진 대신 할 일도 많아져서 한시도 쉴 틈이 없다. 그래도 하루하루 커가는 토마토며 옥수수, 고추 등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연과 함께 농사지으며 사는 게 행복한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