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는 잘들 보내셨나요? 백화골에선 주말에 고구마를 심었답니다. 고구마는 순을 땅에 꽂아 넣는 방법으로 심는데, 심고 나서 해가 쨍쨍 뜨면 다 시들어 죽고 맙니다. 일기예보 잘 보고 비 온다는 예보가 있어야 고구마를 심지요. 토요일에 비 맞으며 고구마를 심었는데 일요일, 월요일,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 계속 촉촉하게 비가 내리네요. 매년 심는 고구마지만 이렇게까지 날씨가 환상적으로 뒷받침해준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올해 고구마 농사는 시작이 좋네요.
주말에 고구마 심고 나서 김치도 담갔어요. 마침 고교 동창 친구 가족이 놀러와 있어서 두 집이 나눠 먹을 김치를 함께 담갔지요. 가족회원 분들도 지난주에 보내드린 배추랑 열무로 겉절이 담으신 분들 많으시죠? 처음으로 김치 만들기에 도전한다는 회원분들 댓글 보면서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용감하게(?) 도전해 주셔서 말이에요.
사실 저도 아직 김치 담그는 게 많이 서투른 사람이랍니다. 아직까지도 부모님 집에서 김치를 얻어다 먹는 비중이 아주 높거든요. 우리 세대들이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부모님들이 너무나 인심 좋게 김치를 나누어주시니, 김치 독립을 못하고 계속 얻어다만 먹게 되는 것이지요. 아무튼 서툰 사람들끼리(친구는 김치 담그는 모습 자체를 처음 본대요 ^^) 모여 앉아 완전히 우왕좌왕 갈팡질팡 “이게 과연 김치가 될까?” 하면서 겉절이를 담갔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니 역시 안 될 일도 잘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주 백화골 밥상에는 드디어 감자가 등장했습니다. 하루라도 더 땅 속에서 여물게 하려고 발송 당일 아침에 캐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햇감자는 손톱으로 살짝 긁기만 해도 껍질이 나풀나풀 벗겨져요. 보통 감자 깎을 때처럼 두껍게 껍질을 깎아내지 마시고, 숟가락이나 칼끝으로 살살 긁어만 주셔도 금새 껍질이 벗겨진답니다. 감자는 다음 주에도 또 보내드릴 테니까 아끼지 마시고 이번 주에 다 삶아 드셔도 된답니다. ^^
브로콜리 농사도 잘 되었어요. 브로콜리 대 주변에 붙어있는 잎들은 떼어내지 않고 일부러 붙여서 보내드리는 거랍니다. 버리지 마시고 요리에 같이 이용해보세요. 브로콜리 잎도 아주 맛있답니다. 영양소도 브로콜리와 마찬가지로 아주 풍부하고요. 건강야채로 인기 좋은 브로콜리는 살짝 데치거나 살짝 볶아서 드세요. 오래 조리하면 영양소가 많이 파괴된대요.
이번 주 보내드리는 것 중에서 뽕잎나물과 고수풀은 좀 낯선 분들이 많으시죠? 아래 제목을 클릭하면 저희가 예전에 써놓았던 안내글을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옥수수차는 너무 조금씩밖에 보내드리지 못해 아쉬워요. 지난주 안내장에 떡 하니 옥수수차 발송 예정이라고 예고까지 해놨는데, “에게, 겨우 이만큼이었어?” 하고 실망하는 분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남은 옥수수 양이 적었고, 차로 만들면 부피가 많이 불어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금밖에 안 부풀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무료 농산물로 넣었답니다. 그래도 두 세 번 정도는 구수한 옥수수차 끓여 드실 수 있을 거예요.
시금치가 무사히 도착할런지 모르겠네요. 푸른밥상 회원은 지난주에 시금치를 보내드렸고, 작은 가족회원은 이번 주에 시금치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그런데 비가 많이 와서 시금치가 물기가 많네요. 물기 흡수하라고 비닐봉지 안에 신문지를 받쳐 넣긴 했는데, 혹시라도 가는 도중에 무르지 않을지 조금 염려가 됩니다. 혹시 받으신 농산물에 이상이 있으면 꼭 말씀해주세요. 다음 발송 때 보상 농산물 보내드릴게요.
신문지 얘기가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며칠 전에 전주에 사시는 가족회원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로 2년째 하시는 분인데, 그분 말씀이 저희 농산물 박스를 처음 받고 가장 좋았던 점이 신문지 포장을 한 점이었대요. 요즘 어지간한 곳에선 물건 사고 나면 과도한 포장재들이 너무 많이 남아 안타깝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분 말씀 듣고 참 마음 깊이 감사했어요. 저희 취지를 잘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더 앞서 생각해주시니 말이에요.
이번 주 발송해드린 것들 중에서도 신문지로 싼 것이 많지만, 앞으로도 계속 신문지로 포장한 농산물들을 받게 되실 거예요. 사실 비닐, 플라스틱 용기, 스티로폴 받침대로 깔끔하게 포장하면 겉보기엔 근사해보일 테지만 그만큼 환경 부담이 생기게 되잖아요. 소포장재 비용도 만만치가 않은데, 그 비용만큼 농산물 가격도 높아지게 될 것이고요. 그리고 실용적인 면에서 봤을 때도 신문지로 포장하는 게 신선도 유지에 제일 좋더라고요. 그러니 앞으로도 신문지로 모양 안 나게 싼 포장들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려요.
마무리로 어제 그제 백화골 밥상에 올랐던 샐러드 사진 올립니다. 위 사진은 열무 고사리 샐러드, 아래는 감자 뽕잎 샐러드예요. 둘 다 아주 맛있었답니다~ ^^
생 열무, 포장하고 남은 고사리 부스러기 물에 불린 것, 포도씨유(올리브유나 해바라기유도 좋아요), 소금, 식초, 들기름, 오레가노 허브 가루 약간(마침 집에 있어서 그냥 넣었어요. 안 넣어도 아무 상관없어요)
삶은 감자, 생 뽕잎, 포도씨유, 소금, 식초, 설탕 약간, 타임 허브 가루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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