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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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06년~2010년

산나물 요리방법

백화골 2010. 5. 10. 23:18

새벽 4시부터 손전등 켜고 시작했던 일이 저녁 7시 반이 지나서야 겨우 끝났습니다. 택배 아저씨가 좀 기다리시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모든 박스들을 택배 차에 실어 보냈습니다. 아, 역시 첫 발송은 힘들어요!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이번 주는 산에서 채취하는 것들이 많아 발송 작업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답니다.

무시래기 요리법을 올리겠다는 어제의 약속을 깨고, 오늘은 이번 주 발송하는 산나물들 요리법부터 올리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시래기는 한참 두었다가 먹어도 되니 급할 게 없지만, 산나물들은 신선할 때 바로 드셔야 하니까요.

머위, 쑥, 두릅, 쇠별꽃나물 이 네 가지 나물 요리법 소개합니다.

1. 머위

혹시 머위는 써서 싫다는 분 계세요? 머위의 매력은 바로 쓴맛이랍니다. 흙냄새처럼 향긋한 쓴맛. 작년에도 이맘 때 머위를 보내드렸었는데, 잎이 너무 크게 쇠어버려서 잎은 잘라내고 대만 보내드렸었지요. 올해는 이상 저온 현상 때문에 머위가 아직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대도 잎도 적당한 크기에 부드러워서 딱 먹기 좋은 상태입니다.

머위를 요리할 때는 잎 부분을 잘라내어 잎과 대를 따로 손질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우선 잎은 팔팔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찬물로 헹궈 물기를 짜냅니다. 이 상태 그대로 쌈장을 곁들여 쌈을 싸먹어도 좋습니다. 아니면 두 세 갈래로 찢어서 고추장/식초/다진마늘/매실효소나 설탕 앙념으로 버무리거나 된장/고추장/다진마늘/참기름/깨소금 양념으로 버무려 무칩니다.

머윗대는 역시 끓는 물에 데친 다음 껍질을 벗기고 알맞은 길이로 썰어 된장국에 넣거나, 아니면 잎과 함께 양념에 버무려 나물로 먹으면 됩니다.

사진은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에 오른 머위나물입니다. 잎과 대를 같이 무쳤구요, 된장/고추장/다진마늘/참기름/미숫가루(미숫가루나 콩가루를 넣으면 쓴맛이 중화되어 한결 먹기가 부드러워집니다)를 넣고 버무렸습니다.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2. 쑥

산나물에 대해서 아무리 모르는 분이라도 쑥만큼은 잘 알고 계시지요? 쑥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아무튼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쑥은 땅이 사람에게 주는 참 고마운 선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쑥이지만, 막상 캐서 먹을 만한 쑥을 찾기란 의외로 어렵습니다. 도심의 공원이나 강변을 말할 것도 없고 농촌에서도 농약과 제초제를 많이 치는 바람에 밭두렁 논두렁에서 안심하고 쑥을 캐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보내드리는 쑥은 오염원이 전혀 없는 백화산 주변에서 뜯은 것이라 깨끗합니다. 이렇게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것이 쑥이라 매번 이렇게 발송 품목에 넣고 있답니다.

쑥은 된장국 끓여먹는 게 가장 좋습니다. 된장 풀고, 멸치 몇 마리 넣고, 양파 있으면 조금 넣고, 팔팔 끓으면 마지막에 쑥을 넣은 다음 2~3분 정도 더 끓입니다. 쑥은 너무 조금 끓여도, 너무 오래 끓여도 안됩니다. 서걱대는 풋 맛은 사라지고 너무 흐물흐물해지기 전, 된장과 적당히 어우러졌다 싶을 때 불을 꺼주세요.

3. 두릅

역시 올해의 이상저온 현상 때문에 두릅도 너무 피어 쇠기 전, 먹기 가장 좋을 때 따서 회원님들에게 보내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두릅나무는 가시나무입니다. 산 이곳저곳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것이므로 당연히 길도 없는 곳을 헤치고 가야 합니다. 가시에 온몸을 찔리기 마련인데, 오늘 두릅 따서 내려오는 백화골 바깥양반을 보니 얼굴에 긁힌 자국이 딱 고양이 수염 모양 같이 났습니다. 연고 발라주며 “어떡해, 아프지?” 하다가도 얼굴을 보면 자꾸만 쿡쿡 웃음이 나오려고 합니다. ^^

두릅은 아주 귀한 산나물입니다. 향이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두릅으로 전을 해먹기도 하고, 튀겨먹기도 하지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역시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끝의 딱딱한 부분을 손질한 두릅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칩니다. 작은 것은 얼른 데치고 큰 놈은 더 오래 데칩니다. 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살짝만 데쳐주세요. 찬물로 헹구고 물기를 빼낸 뒤 초장과 함께 상에 올리면 끝입니다.

4. 쇠별꽃나물

사실 작년까지 별 감흥 없이 지나치던 나물인데, 올해 쇠별꽃과 사랑에 빠져 여러 번 뜯어 먹었습니다. 미나리처럼 맑게 퍼지는 향이 아주 좋아요.

쇠별꽃 역시 나물요리의 기본 코스인 ‘데쳐서 무친다’ 방식으로 가면 됩니다. 생으로도 먹는 나물이니까 아주 살짝만 데치면 돼요. 찬물로 얼른 헹궈낸 뒤 물기를 꼭 짜냅니다. 여기에 취향에 맞게 고추장이나 된장이나 간장 양념으로 버무려 먹으면 되는데, 제 입맛에는 간장 양념이 가장 잘 맞았습니다. 간장/참기름이나 들기름/빻은 깨소금을 넣고 잘 버무리면 끝입니다. 쇠별꽃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순하고 맑은 향을 헤치지 않으려면 마늘/파는 안 넣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내일은 진짜로 시래기 요리법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