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과 옥수수

금요일, 석가탄신일, 3일 연휴.

주말에 끼어있는 휴일 덕분에 많은 분들이 가뿐한 마음으로 한 주를 시작하셨을 듯 하네요. 백화골은 오히려 휴일 때문에 이번 주가 비상이랍니다. 금요일이 휴일이라 택배를 보낼 수가 없으니, 토요일에 택배 받으시는 분들 것들도 목요일에 받으시는 분들 것과 함께 수요일에 한꺼번에 작업해야 하거든요.

그래도 이번 주엔 지난주처럼 야생에서 채취하는 것들이 많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그럭저럭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 주 발송 품목 중 땅콩과 팝콘 옥수수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도록 할게요.

1. 땅콩

겨우내 피땅콩 채로 보관하다가 3, 4월 내내 틈만 나면 껍질을 깠어요. 땅콩 껍질 까는 게 보통 일이 아니랍니다. 나중에는 손가락 관절이 삐끗거리고 손끝 피부가 벗겨지더라구요. ㅠㅠ 그래도 회원 수에 맞춰 포장까지 마쳐놓으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보내드린 땅콩은 볶지 않은 생 땅콩이므로 그냥 드시면 안 돼요. 삶거나 볶아서 드셔야 합니다. 콩밥 해먹을 때처럼 밥에 넣어 먹어도 맛있지요.

볶을 때는 프라이팬에 땅콩을 넣고 약불에서 주걱으로 서서히 저어가며 볶으면 돼요. 곧 고소한 냄새가 나면서 껍질이 거뭇거뭇해지는데, 이때부터는 타지 않도록 좀 더 빨리 저어주는 게 좋아요. 3~5분 정도면 볶은 땅콩이 완성됩니다. 갓 볶은 땅콩은 정말 고소하지요. 껍질은 뜨거울 땐 잘 안 까지니까 충분히 식힌 다음에 까서 드시구요.

위 사진처럼 반찬으로 드시는 방법도 있어요(하필이면 탄 땅콩이 위에 올라와 있어 좀 민망하네요. ^^;;  여러분은 저처럼 태우지 마시고 잘 볶으세요 ^^). 팬에서 먼저 땅콩을 볶다가 어느 정도 볶아졌다 싶으면 멸치 넣고, 간장 넣고, 조청이나 물엿 조금 넣어 휘휘 저어주면 끝이랍니다. 삶거나 반찬으로 만들어 드실 때는 껍질 채 그냥 드셔도 좋답니다.

2. 팝콘 옥수수

요새는 유전자 조작으로 키운 미국산 옥수수 팝콘 아닌 것을 찾기가 어렵지요. 백화골에선 국산 종자를 구해 작년에 처음으로 팝콘용 옥수수를 키워봤어요. 작년 가을 막 거두었을 때는 잘 튀지 않던 것이, 겨우내 처마 밑에 매달아두었던 것을 올 봄에 튀겨보니 냄비 안에서 ‘파바바박’ 정신없이 튀는 것이 여간 재밌지가 않더라고요.

 

팝콘 튀기는 방법은 동봉장에 적어 보내드린 그대로 참고하시면 돼요. 거기에 몇 가지 덧붙이자면, 전자레인지에 넣고 튀길 경우 처음부터 너무 오래 돌리지 마시고 팝콘 튀는 거 보면서 알맞게 시간을 조절해주세요. 저희집 전자레인지의 경우 3분을 돌리니 딱 적당했어요.  어떤 경우든 '뚜껑 있는 용기'에 튀겨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그리고 팝콘을 튀기고 나면 부풀어 터지지 않고 그냥 갈색 알갱이 채로 남아있는 놈들이 꼭 생기는데, 버리지 마시고 옥수수차로 끓여 드셔보세요. 물론 버터를 넣지 않고 튀겼을 때만 해당하는 얘기지만요.

심심풀이 땅콩, 팝콘과 함께 즐겁고 한가로운 황금 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