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좋아하시는 분 많으시죠?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무시래기는 작년 늦가을에 수확했던 무청을 햇볕과 눈비가 들지 않는 처마 밑에 걸어 겨우내 말려둔 것입니다. 부드럽게 불려서 끓인 시래기국의 맛은 정말 일품이지요.
사실 제가 요리법 안내글을 이렇게 올리고 있지만, 아마 주위 사람들이 본다면 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리의 달인, 고수... 이런 세계와는 아주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거든요. 그럼에도 이렇게 굳이 시래기 요리법을 올리는 이유는 작년에 한 회원님께 받았던 한 통의 전화 때문입니다.
“저기... 오늘 받은 물건들 중에 바싹 말린 야채 같은 게 있던데... 이게 뭔가요?”
네, 그 바싹 말린 야채의 정체는 바로 무시래기였구요, 이런 토속 음식의 세계에 익숙하지 못한 분에게는 요리하기가 정말 어려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참 간단한데요.
무시래기 요리의 핵심은 ‘부드럽게 만들기’입니다. 그냥 슬쩍 불리고 끓이는 것 정도로는 절대 뻣뻣함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일단 부드럽게만 만들어놓으면 그 다음은 정말 쉽답니다.
마른 상태의 무시래기를 일단 물에 불립니다. 최소한 하룻밤 이상 불려야 합니다. 저는 보통 24시간 이상 불립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불릴 때는 가끔씩 새 물로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불린 무시래기를 이제 냄비에 물을 충분히 붓고서 푹푹 삶습니다. 30분~1시간 정도 냅다 삶습니다. 불을 끄고 난 다음 뜨거운 물을 버리지 말고 뚜껑을 덮은 상태로 물이 완전히 식을 때까지 방치해둡니다.
자,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시래기가 풀어졌을 겁니다. 시래기나물로 드실 경우라면 물을 꾹 짜내고 알맞은 길이로 썬 다음 된장/다진마늘/참기름/다진 파 양념과 함께 골고루 버무립니다. 이렇게 양념에 버무린 시래기를 기름 두른 팬에 달달 볶으면 완성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시래기, 하면 역시 시래기 된장국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불려서 삶은 시래기 물을 꽉 짜내고 냉장고(오래 보관하려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된장국 끓일 때 총총 썰어서 넣으면 됩니다. 시래기 된장국 끓일 때는 좀 오랫동안 바글바글 끓이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에 청양고추 조금 썰어 넣으면 구수하면서도 칼칼한 시래기국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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