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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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22년~2024년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다섯 번째 주 땅콩호박

백화골 2022. 8. 17. 14:04

 

이번 주에는 조금 색다른 채소 한 가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땅콩호박이요. 백화골에서도 작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새로운 품목인데요. 생긴 모양을 보면 이름이 왜 땅콩호박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색깔도 그렇고, 마치 땅콩을 커다랗게 확대해놓은 것처럼 보이거든요. 매끈매끈 동글동글한 모양이 귀여워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일단 호기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땅콩호박의 원래 이름은 ‘버터넛 스쿼시’예요. 미국이 원산지이며 북미 지역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주로 많이 재배하다가 지금은 전 세계에서 폭넓게 재배하고 있는 품종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재배 농가가 늘면서 요즘에는 일반 마트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백화골에서도 몇 년 전 마트에 진열된 땅콩호박을 처음 보고 호기심이 생겨 재배를 시작해본 것이랍니다. 땅콩호박은 칼로리는 낮으면서 여러 종류의 비타민과 천연 항암물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맛은 어떨까요. 버터넛 스쿼시라는 이름답게 호박에서 버터향이 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요, 견과류나 고구마 맛이 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백화골 농부의 생각으로는 늙은호박과 단호박의 딱 중간 정도 맛인 것 같아요. 적당히 달착지근하면서 단호박처럼 질감이 단단하지 않고 부드러워요.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손질하기가 쉽다는 점이에요. 늙은호박은 너무 크기가 커서 일상적인 채소로 쓰기에는 부담스럽고, 단호박은 껍질이 단단해서 칼질을 하려면 손 다치지 않게 단단히 마음먹고 잘라야 하지요. 그런데 땅콩호박은 이런 부담이 없어요. 크기도 적당해서 한 두끼 반찬으로 사용하기 좋고, 껍질이 단단하긴 하지만 감자칼만 있으면 손쉽게 손질할 수 있거든요.

 

 

이번 주에는 이 땅콩호박을 이용한 요리를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표면을 씻어낸 뒤 위의 꼭지 부분을 칼로 잘라주세요. 나머지 부분은 그냥 감자칼로 슥슥 밀어내시면 돼요. 단단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껍질이 쉽게 벗겨져요. 씨도 아래쪽 둥근 부분에만 조금 모여 있기 때문에 세로로 잘라서 숟가락으로 씨앗 부분을 파내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이용하시면 된답니다.

 

자, 이렇게 손질이 끝난 땅콩호박은 정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요. 나박나박 썰어서 된장국에 넣고 끓이거나, 수제비나 물국수 국물을 만들 때 사용해도 좋고요, 푹 삶은 다음 갈아서 죽이나 수프를 만들어 먹어도 좋아요. 지난주에 소개해 드린 단호박 샐러드와 마찬가지로 찌고 으깨어 샐러드를 만들어도 좋고, 채 썰어서 호박볶음을 하거나 다른 채소나 고기들과 함께 볶아도 되고요.

 

오븐에 구워서 먹어도 맛있는데요. 약간 큼직한 깍두기 모양으로 깍둑썰기 한 다음, 올리브오일, 소금, 허브가루, 후추, 다진 마늘과 함께 버무린 뒤 오븐에서 40분 정도 구워내면 돼요. 외국에서는 땅콩호박을 갈아서 팬케이크나 빵 같은 디저트도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하네요.

 

 

백화골에서 이번 주에 소개해드리는 방법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땅콩호박의 맛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에요. 위에서 설명 드린 대로 호박 껍질을 벗기고 속을 파낸 다음, 길쭉하고 얇게 썰어주세요. 달군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른 뒤 자른 호박을 겹치지 않게 올리고 약불에서 앞뒤로 뒤집어 가며 구워주세요. 호박이 충분히 익으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려요. 아주 약한 불에서 타지 않도록 신경써가며 구워주세요. 잘 익은 호박은 색깔이 더 노랗게 변하고,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당분 때문에 조금 끈적끈적해 보일 거예요.

 

 

잘 구워진 땅콩호박을 접시 위에 올리면 끝이에요. 따로 소금이나 다른 양념을 칠 필요 없이 그냥 이렇게 구워서만 먹어도 맛있답니다. 백화골에선 땅콩호박만 올리기엔 조금 아쉬워서 다른 채소들도 썰어서 같이 볶아 올려보았어요.

 

땅콩호박도 단호박처럼 수확 후 바로 먹으면 맛이 덜하기 때문에 몇 주 동안 후숙시켜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받으시는 대로 바로 이용하셔도 되고요, 아니면 며칠 더 실온(통풍이 잘되고 그늘진 곳)에 두셨다가 나중에 드셔도 상관없답니다.

 

이번 주 백화골 유기농 농산물꾸러미에는 땅콩호박 외에 청양고추, 고구마순, 대파, 오이, 풋고추, 깻잎, 근대(또는 호박잎), 애호박(또는 가지나 토마토) 이렇게 보내드려요. 품목은 요일에 따라 조금씩 바뀔 수 있으니 정확한 품목 리스트는 같이 발송해드리는 안내장을 참고해주세요.

 

 

백화골 농산물꾸러미 열 다섯번째 풍경

 

 

지난 한주는 비가 자주 내렸습니다. 1주일 전에 잠시 폭염이 이어졌는데, 다시 또 흐리고 비가 자주 내립니다. 이상기후로 전국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강풍이 불고, 소나기가 내리네요. 또 어떤 새로운 날씨가 닥쳐올까 걱정이 되면서도 일단 주어진 날씨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 채소 가격이 다 비싸지만 특히 풋고추 가격이 엄청 올랐습니다. 평소 공판장에서 10kg에 3만원만 나와도 잘 나온다던 오이맛고추 가격이 12만원까지 오른 적이 있습니다. 공판장에서 받는 가격의 2배 정도가 소비자 가격인 경우가 많으니 올라도 너무 많이 오른 셈이지요. 이상기후와 여러가지 농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하네요. 이렇게 가격이 비싼 오이맛 고추 농사가 올해 잘 되었습니다.

 

유기농으로 고추 농사를 짓는 것은 봄에 진딧물, 여름에 나방애벌레, 탄저병 등 각종 병충해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올해 봄부터 꾸준히 난황유(계란 노른자와 식용유를 함께 희석해서 뿌려주는 유기농 자재)로 꾸준히 방제를 했더니 병충해 방제가 잘 되어 고추가 잘 되었습니다. 가격이 비쌀 때 회원분들께 계속 보내드릴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가시오이도 아니고, 백다다기 오이도 아닌 이 오이는 새로운 품종으로 씹으면 물이 많아서 맛이 좋습니다. 저희들이 아주 좋아하는 오이입니다. 날씨를 별로 안 타고 병충해도 적어서 키우고 있는데, 오이 역시 올해 농사가 잘 되어 수확량이 많습니다. 꾸준히 오이를 보내드릴 수 있도록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애호박이 올해는 고추와 함께 난황유를 꾸준히 뿌려줬더니 잎에 오는 흰곰팡이 병이 안 와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애호박을 수확할 때면 정글 속을 헤매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애호박이 잘 나와서 좋아요.

 

 

지난 금요일은 백중이였습니다. 백화골 위쪽에 있는 절에서 초대를 해주셔서 외국인 봉사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백중은 불교에서는 돌아가신 조상들을 천국으로 보내드리는 천도제를 하는 날이라고 하네요. 마침 머물고 있는 채식주의 포르투갈 친구들이 엄청난 절 반찬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불가의 전통을 따르며 이웃을 따뜻하게 챙겨주시는 스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마치고 저녁 시간에 자기 나라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포르투갈 친구 토마스가 열정적으로 소개를 해줍니다. 특히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만큼 계란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있더라구요. 아름다운 해변도 있고, 전통 음악과 춤도 아름답네요. 저희는 10년 전에 포르투갈 리스보아에 1주일 정도 머문 게 포르투갈 여행의 전부인데, 그 때 정말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자기 나라와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소개해주는 친구들이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