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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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22년~2024년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한 번째 주 삼색 옥수수

백화골 2022. 7. 19. 13:51

 

이번 주에는 드디어 옥수수 수확을 시작했어요. 옥수수는 키가 큰 만큼 바람에 약한 편인데, 올해는 아직까지 큰 바람이 분 적이 없어서 옥수수가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늠름하게 잘 자라주었답니다. 백화골에서는 올해 세 가지 종류의 옥수수를 심었어요. 삼색옥수수, 자색 쥐이빨 옥수수, 강원도 찰옥수수.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옥수수를 시간차를 두고 차례대로 심었는데요, 이번 주에는 첫 번째로 심은 삼색옥수수를 수확해 보내드리고 있어요.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심은 옥수수들도 지금까지는 잘 자라고 있긴 한데, 옥수수를 집중 공격하는 신종 해충인 열대거세미나방과 태풍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무사히 수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농사라는 것이 다 그렇지만, 농부는 그저 수확할 때까지 그냥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삼색옥수수는 찰옥수수와 초당 옥수수를 반반씩 섞어놓은 듯 한 맛이에요. 농산물꾸러미 회원분들에게 반응이 좋아서 매년 심고 있는 품종이지요. 보라, 노랑, 흰색 등 여러 빛깔의 알갱이들이 알록달록 섞여있어서 보기에도 참 예뻐요. 옥수수는 다른 요리 필요 없이 그냥 쪄서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지요. 오늘은 옥수수 맛있게 찌는 법 알려드릴게요.

 

먼저 옥수수 껍질을 까주세요. 백화골에서는 집에서 쉽게 손질해 드시라고 옥수수 껍질을 한 두 겹만 남기고 다 까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마지막 남은 옥수수 껍질을 까다보면 옥수수수염이 나올 텐데요, 집에서 차를 끓여 드시는 분이라면 이 옥수수수염을 버리지 말고 모아두었다가 말려서 끓여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건강한 유기농 옥수수수염차를 즐길 수 있어요.

 

껍질 벗긴 옥수수는 물에 한 번 씻은 뒤 물을 채운 찜통 찜기 위에 올려주세요. 옥수수는 물에 바로 넣고 삶는 것보다는 이렇게 찜기에 넣고 찌는 것이 당도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가장 좋답니다. 뚜껑을 덮고 15분 정도 중불에서 쪄내면 끝이에요. 삼색 옥수수는 일반 찰옥수수보다 빨리 익기 때문에 너무 오래 찌거나 삶지 않아도 돼요. 같은 이유로 압력솥보다는 그냥 일반 솥이 더 좋고요. 그리고 옥수수 찔 때 소금이나 설탕은 넣지 말고 그냥 옥수수만 요리해주세요. 그래야 삼색 옥수수 자체의 단맛을 가장 맛있게 잘 느낄 수 있답니다.

 

집에 찜솥이 없어서 삶을 수밖에 없다면 그것도 괜찮아요. 냄비에 반으로 자른 옥수수를 넣고 물이 옥수수 절반 정도 잠길 만큼만 넣어주세요. 역시 소금 설탕은 넣지 마시고 중불에서 5분, 약불에서 5분 정도 삶아주세요. 마지막 5분 동안 물이 거의 다 졸아들면 냄비가 타기 직전에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 3분 정도 더 뜸을 들여 주세요.

 

옥수수는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당도가 떨어지므로 받으시는 대로 껍질 채 냉장 보관해주시고, 가급적 빨리 쪄서 드시는 게 좋아요. 만약 1주일 안으로 드시기 어렵다면 일단 쪄서 옥수수 알갱이를 다 떼어낸 다음 옥수수 알만 냉동 보관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가급적 바로 쪄서 드시는 것이 백배 낫답니다.

 

이번 주에는 삼색 옥수수 외에 꼬꼬마 노랑호박 또는 당근, 토마토 또는 애호박이나 오이, 셀러리, 깻잎과 바질, 콜라비, 가지 또는 피망, 포기 상추 이렇게 보내드립니다.

 

 

백화골 농산물꾸러미 열한 번째 주 풍경

 

이번주도 폭염과 소나기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어제 발송하는 날 하필이면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새벽부터 옥수수 수확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비 맞으며 수확하고 포장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함께 지내는 친구들이 밝고 긍정적이어서 날씨와 상관없이 무사히 발송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비 예보가 많아서 옥수수가 살짝 어리지만 당도가 빠질 것 같아서 조금 일찍 수확했습니다.

 

 

숲속 밭에 심은 가지와 고추가 잘 자랍니다. 마을에서 숲속으로 쏙 들어와 있어서 인적도 드물고, 야생동물만 왔다가 갔다 하는 고요한 밭입니다. 예전에 이 밭 주변에서 기와를 만들어 경주로 팔았다고 합니다. 고요한 숲속 밭에서 일하다 잠시 쉬고, 일하다 잠시 쉬고를 반복합니다. 작고 단순한 일상, 농사 일이 계속 됩니다.

 

 

여름이 되자 본격적으로 수정벌이 찾아왔습니다. 최근에 수정벌이 화학농약과 제초제 때문에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올 봄에 수정벌이 안 와서 붓으로 일일이 인공 수정을 해 주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니 수정벌이 아예 호박밭을 자기 집 삼아 상주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날아다니며 수정을 해줍니다. 가지, 고추, 호박, 토마토가 수정벌 덕분에 열매가 잘 달리고 있네요. 고마운 수정벌 윙윙 거리는 소리 들으며 일하는 기분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