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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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2년

마지막 발송! 겨울잠 들어갑니다

백화골 2012. 11. 14. 18:59

 

올해 백화골 가족회원 마지막 발송하는 주. 앞산의 낙엽송들이 아직 금빛 잎들을 채 떨어뜨리지도 않았는데 올해의 첫눈이 쏟아집니다.

 


태풍으로 인한 임시 중단 사태 때문에 몇 주 뒤로 밀리다보니, 이렇게 첫눈 맞으며 발송작업 하는 일도 생기는군요. 경치는 말도 못하게 아름답지만, 거의 동태가 되어서 포장 작업을 했습니다. 얼음장 같은 채소들을 계속 만져야 하기 때문에 손이 금세 곱아버리는 것이 문제. 전자레인지에 데운 핫팩을 수건으로 싸놓고 수시로 수건 속에 손을 디밀어가며 일했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참 행복하네요. 어느 회원분의 말처럼, 이렇게 기적같이 올해의 발송을 무사히 마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말이에요.

 

 

마지막 주에 보내드리고 있는 채소들은 크기가 조금씩 다 작습니다. 부서진 하우스를 다시 세우고 난 뒤에 워낙 늦게 심은 것들이라 채 자라지 못해서 그렇답니다. 아무리 추위에 강한 놈들로만 심었다고는 하지만, 영하 5도까지 뚝뚝 떨어지는 날씨 속에서 요즘 고생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리다고 흉보지 마시고 맛있게 드셔주세요~ ^^

 

 

다행히 눈 오기 전에 심는 작업을 다 끝낸 마늘밭입니다. 마늘까지 심어놓았으니 남은 일들은 이제 홀가분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마지막 발송을 다 마치고 나면 몇 주에 걸쳐 밭 정리하기, 김장하기, 콩 마무리 타작하기, 땅심 좋아지라고 밭에 낙엽 넣고 호밀 뿌리기, 폭설 피해 예방을 위해 하우스 안에 지지대 세워주기 등의 일을 할 예정입니다. 본격적인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전,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네요.

 

키우는 농부의 눈엔 꽃보다 더 예뻐 보이는 이 초록빛 채소들. 이제 조금 더 지나 온세상이 꽁꽁 얼어버리는 계절이 오면, 한동안 이 초록빛은 보지 못하게 되겠지요. 그래도 좋습니다. 어김없이 봄은 다시 찾아올 테니까요.

 

올 한해, 이 소중한 채소들과 함께 백화골 푸른밥상을 함께 차려주신 가족회원 여러분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특히 뜻밖의 자연재해로 중간에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해주신 회원분들께 고마운 마음 어떻게 다 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내년 회원 모집은 4월 1일 즈음에 블로그를 통해 안내해 드릴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저희 백화골 블로그는 겨울잠 들어가려 합니다. 바쁜 농사일에 밀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 겨울 방학 동안 하다가 꽃피는 내년 봄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한 겨울 보내시고, 행복한 연말연시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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