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농부의 하루/2012년

10월의 끝, 11월의 시작!

백화골 2012. 10. 28. 22:22

 

영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노지 작물들이 죽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아침 최저 기온이 0도까지만 내려갔습니다. 1주일에 한번 정도씩 비가 내리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어 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태풍 이후에 다시 발송을 재개할 수 있을까? 회비를 다 채워서 농산물을 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순조롭게 수확과 발송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느새 10월의 끝!

앞산 빛깔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네요. 아니, 하루 단위가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시간만 있다면 매일 똑같은 곳을 똑같은 시간에 사진 찍어서 자연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아침엔 몇 겹이나 옷을 껴입고 일을 합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건 무랑 콜라비 밭이에요. 오돌오돌 추위를 타는 아지매 한 명이 그린 콜라비와 레드 콜라비 사이를 걸어가고 있네요. ^^

 

 

 

콜라비는 이렇게 생긴 채소랍니다. 저희는 몇 년 전 제주도에 갔다가 콜라비를 처음 봤어요. 양배추와 순무의 교배종이라고 하는데, 맛도 딱 둘을 섞어놓은 듯한 맛이 난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심어봤는데 크는 모습 지켜보는 게 재미있네요. 알이 차는 것들부터 수확해 요즘 회원분들에게 보내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또 한 번 제주도 얘기를 하게 되네요. 며칠 전 제주도 해안가 마을에 사는 친구에게서 깜짝 택배가 배달되었어요. 뭐지? 하고 상자를 열어보니 노란 귤이 상큼한 향기와 함께 동글동글한 얼굴을 쏘옥 내미네요. 요즘 노지에서 갓 수확하기 시작한 햇귤이라 하더라고요. 매일 농산물 택배를 보내기만 하다가 이렇게 받고보니 기분이 묘했답니다. 백화골 박스를 열어보는 우리 가족회원분들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배추의 계절은 가을인가봐요. 쌈배추가 맛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지금까지 보내드렸던 건 노지에서 딴 쌈배추였고요, 하우스 안에 새로 심은 쌈배추가 이만큼 자라서 이번 주부터 보내드릴 예정이랍니다. 자라는 속잎을 계속 따내는 게 쌈배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잎이 억세지고 맛도 떨어지기 때문에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새로 심어서 따는 것이 좋답니다.   

 

 

새로 심은 상추도 이만큼 자라서 첫 수확을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까지 보내드렸던 로메인 상추도 맛있었지만, 사람 입맛이라는 게 아삭아삭한 상추만 먹다보니 또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상추 생각이 나더라고요. 이번주부터는 ‘보통 상추’가 발송됩니다~^^

 

 

이번주에 발송되는 것들 중 회원분들이 아주 반가워하실 만한 게 또 하나 있어요. 바로 표고버섯! 정말 오랜만이지요? 올해 꾸준히 표고버섯을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저희가 공급 받는 버섯 농가에 예기치 않았던 곰팡이병이 번지는 바람에 버섯 수확이 잘 안 되어 자주 보내드릴 수가 없었답니다. 찬바람 부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이제야 버섯을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어요.

저희도 오랜만에 버섯이 밥상에 올라오게 되었네요. 요즘 가을볕이 뭐든 말리고 싶은 충동이 들만큼 워낙 좋은 까닭에, 버섯을 말려두었다 먹을까, 생표고로 그냥 먹을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버섯 받으시면 한 번 고민해보세요~ ^^  

 

 

초봄과 늦가을 채소들이 샐러드로는 그만입니다. 최근에 보내드렸던 래디쉬, 알타리무, 적갓, 로메인 상추 등으로 매일매일 백화골표 ‘막샐러드’를 해먹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수확하느라 바빠서 요리할 시간도 없는데, 몇 분 안에 이렇게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다른 해 같았으면 보통 10월 마지막 주인 다음주 쯤이 마지막 발송이 되었을 테지만, 올해는 태풍 이후에 발송을 중단했었기 때문에 마지막 발송 시기가 좀 늦어졌습니다. 11월 셋째주까지 농산물을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 부사 사과, 생강, 양상추, 알배기 배추, 시금치, 비타민채, 청경채, 콩 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 마지막 발송 때까지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농부의 하루 > 201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발송! 겨울잠 들어갑니다  (9) 2012.11.14
춤추는 무, 11월의 비  (0) 2012.11.06
가을은 참 예쁘다  (11) 2012.10.19
발송을 다시 시작하다  (7) 2012.10.07
태풍 복구 작업 완료!!  (11) 201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