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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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2년

발송을 다시 시작하다

백화골 2012. 10. 7. 21:35

 

컴백홈~ 백화골 푸른밥상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태풍 피해 입자마자 노지 밭에 심어놓은 작물들이 잘 자라주어 푸릇푸릇한 채소들로 제법 구성해서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일 전기 드릴, 그라인더, 전기 커터기, 쇠파이프... 이런 것들만 만지다가 오랜만에 밭에 앉아 쌈배추도 따고 상추도 따고 하니 아이고,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 ^^ 역시 농사꾼은 흙을 만지며 살아야 되는 것인가 봅니다.

 

 

노지밭에 심어 놓은 작물들입니다. 태풍 전에 브로콜리와 양배추가 자라고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 쓸려 내려가서 태풍 후에 쌈배추와 상추, 양상추 등을 다시 심었습니다. 복구 작업 하느라 제대로 신경을 못 써주었는데도 매자동의 따사로운 햇볕과 맑은 공기, 적당한 일교차가 알아서 잘 키워주었네요.

 

 

요맘 때 먹으면 제일 맛있는 쌈배추, 게다가 올해는 노지에서 키워서 더 맛납니다. 발송 재개한 첫날 아침, 이 밭에 앉아서 쌈배추를 한 장 한 장 따는데 괜히 코끝이 시큰해졌더랍니다. 모든 게 너무 고마워서요...

 

 

예쁜 로메인 상추도 잘 자랐습니다. 한동안 백화골 상추 못 드셨던 회원분들께 요 상추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빛깔도 좋지만 아삭아삭한 맛도 일품이지요.

 

 

태풍으로 하우스가 다 날아가면서 다른 작물들은 다 전멸했는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작물 샐러리입니다. 하우스에서 자라기 시작해, 한 달 남짓 노지 환경 그대로 자라다가, 수확할 무렵이 되어 다시 하우스 안으로 들어오게 된 이 샐러리들도 나름 기구한 운명입니다. ^^ 이 샐러리를 노지 재배라고 해야 할까요, 하우스 재배라고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야채입니다. 광고 때문에 생긴 고정관념일지는 몰라도 마요네즈에 찍어 먹으면 한결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요즘 가격이 무지 비싸다는 고구마를 캤습니다. 원래 고구마 가격은 소비자 가격이 1kg에 2천원 안팎이었는데 올해는 태풍과 봄가뭄의 영향인지 1kg에 5천원이나 하더군요. 얼마나 잘 들었을까 궁금한 맘으로 캐기 시작했는데 그냥 평년작입니다. 이번 주에 마저 캐고 1주일 정도 말렸다가 다음 주부터 발송해드릴 예정입니다.

 

해마다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드는 생각인데 대규모로 짓지 않는 이상 고구마처럼 수지타산 안 맞고 힘든 농사도 없는 것 같아요. 토양 살충제와 제초제 없이 키우는 유기농 고구마 농사는 더더욱 그러하고요. 오늘도 땅강아지와 굼벵이가 갉아 먹은 것들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모양이 안 좋은 것들은 따로 정리해놓았다가 오가는 동네분들께 다 나눠드려야겠어요.

 

 

발송 재개하면서 회원분들에게 발송일 이틀 전쯤 해서 안내 문자를 보내드렸더니 답문자들을 많이 보내주셨어요. 기다리고 있었다고, 고생 많았다고, 잘 먹겠다고... 이렇게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맙던지요. 어느 회원분이 보내주신 ‘자연으로 인해 받은 고통, 자연으로 다시 치유 받으실 수 있기를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처럼, 다시 자연과 함께 건강하게 어울리며 행복하게 농사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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