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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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2년

춤추는 무, 11월의 비

백화골 2012. 11. 6. 14:26

 

밤새도록 11월의 비가 내렸습니다.

 

 

집 앞으로 보이는 남덕유산은 벌써 설산이 되었습니다.

네팔에서 보았던 히말라야 설산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여전히 가을 하늘빛은 아름답습니다. 숨막힐 듯 멋진 가을 날에 마무리 수확이 한창입니다.


 

첫 해에 심었다가 크게 망하는 바람에 그 이후로 쳐다보지도 않았던 콩 농사에

다시 도전해보았습니다. 결과는 역시 좋지 못하지만 그래도 꽤 많은 양을 심어놓아서

콩 베어놓고 옮기는 데만 한나절이 걸렸습니다.

 

 

며칠 잘 마르라고 마당에 죽 펴서 널어놓았습니다.

바짝 말려서 털고 콩대는 잘게 잘라 땅심 살리기를 위해 낙엽과 함께 밭에 넣어줄 계획입니다.

 


 

며칠 전 영하 5도까지 내려간다는 일기예보에 부랴부랴 얼어죽을 만한 노지 작물들을 수확했습니다.

무도 다 뽑았는데, 무청을 분리하고 다듬는 일을 하면서 보니 요렇게 요상한 포즈로 춤추는 무들이 많이 나와서 재밌었습니다. 물론 이런 못난이 무들은 주인장 몫입니다. ^^..

 

 

 

무는 잘 정리해서 저온저장고에 넣어두었고 무청은 그늘지고 찬바람

잘 드는 창고 뒤편에 잘 널어두었습니다. 내년 봄 쯤 되면 맛있는 무시래기가 되어 있을 거예요.

 


 

콩 벤 자리에 마늘을 심기로 했습니다. 해마다 횡성 부모님께 마늘 농사를 부탁드렸었는데, 올해부터는 땅이 넓어진 만큼 직접 지배하기로 했습니다. 일정은 쫓기고 작은 관리기로 땅을 만들자니 눈앞이 캄캄했는데 옆 마을 사는 형님이 흔쾌히 트랙터를 몰고 와 로타리를 쳐주셨습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요렇게 마늘 심기 좋은 밭이 완성되었습니다.

 


 

마늘을 직접 심어보니 다른 농민들이 왜 그렇게 마늘 어렵다고 하는지 알 것 같네요.

심기도 어렵고 거름도 많이 줘야 되고, 봄에는 저 작은 구멍으로 풀도 엄청 올라올 것 같네요.

그래도 이왕 도전해보는 거 정성껏 잘 키워보려구요.

 


 

집 앞 숲은 이제 마지막 붉은 빛이 돌고 있네요.

며칠만 있으면 잎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겠지요.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 농사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네요. 저 숲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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