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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1년

이중터널을 설치하다

백화골 2011. 3. 29. 00:14

작년 봄도 참 추웠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갓 올라온 새싹들과 모종들이 얼어 죽어 저희뿐 아니라 전국 농민들이 난리가 났었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한술 더 뜹니다. 작년 3월 장수 지역 평균 최저 기온을 찾아보니 영하 0.7℃입니다. 3월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 지금, 올해 3월의 평균 최저 기온은 영하 3.6℃네요. 최근 며칠 간 최저기온을 보더라도 26일 영하 7.4℃, 27일 영하 7.3℃입니다. 밤이 되면 하우스 안까지 꽁꽁 얼어붙는 온도지요. 더구나 우리 마을은 바로 산 밑이라 공식 발표된 장수 평균 온도보다 1~2℃ 정도 더 낮답니다. 3월 말인데도 거의 영하 10℃에 육박하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4월에도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이상기후만 원망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그래서 하우스 안에 이중터널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활대를 사다가 약 1.5m 간격으로 꽂고, 두 겹 짜리 못자리 비닐로 덮은 뒤 한쪽은 흙으로 덮어 고정했습니다.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일기 예보 지켜보다가 내일이나 모레 쯤 모종을 옮겨 심을 계획입니다. 어린 모종들이 추운 밤에 덮고 잘 포근한 이부자리를 마련해 놓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찬바람 맞으며 오후 일 마치고 내려오려는데, 감자 심은 하우스에서 뭔가 살짝 올라온 것이 보입니다. 얼른 달려가 보았더니 새싹이 딱 하나 솟아올랐네요. 몇 년째 요맘때면 보는 감자 싹인데도 볼 때마다 항상 감동입니다. 올해는 날씨가 많이 추워서인지 감자싹이 더 예뻐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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