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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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5년~2006년

지겨운 비, 서울 가서 또 지겹게 맞다! (2006.07.14)

백화골 2009. 3. 4. 09:48

올해 장마 참 길다. 지난 12일 장수 새벽은 아주 맑았다. 얼마만인지도 모를 정도로 기분 좋은 날씨였다. 그런데, 이런 맑은 장수 날씨를 누려보지도 못하고, 서울 가서 비 쫄딱 맞고 돌아왔다. 한 시도 쉬지 않고 계속 장대비가 내렸다.

FTA 반대 2차 범국민대회. 태풍 직후고 워낙 바쁜 농사철이라 많이 못 갈 줄 알았는데, 장수 고속도로 진입로에 대기하고 있는 관광버스에 올라보니 반가운 얼굴들로 꽉 차 있다. 집회에 가더라도 회원제 모둠 농산물과 토마토 주문 들어온 것은 발송을 해야했기에 새벽부터 땀 비질비질 흘리며 포장을 마치고 달려간 길이었다. 우리가 버스에 오르자마자 출발....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관광버스들이 다 FTA 반대 집회 가려고 전국에서 모여든 차다. "어디서 왔어요?" "어, 우린 남원." "우린 장수서 왔어요." 생면부지 농사꾼들끼리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밥도 나눠먹었다. 즐거운 점심식사였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이날 1회용 비옷 장사들 돈 좀 벌었겠다.

하루종일 비가 어찌나 쏟아지던지. 게다가 경찰이 청와대 쪽으로 가는 시위대를 막는 바람에 서울 시내 뒷골목을 몇 시간 동안 뺑뺑이 돌며 걸었다. 감기 예방이라며 돌아오는 관광버스 안에선 아예 냉면 사발로 소주가 돌았다. 집회 연설자로 나왔던 강기갑 의원의 말이 계속 생각난다. 태풍이나 수해는 피해가 있더라도 복구하면 되지만, 'FTA 태풍'은 복구 불가능한 재앙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