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가격이 폭락했다. 1주일 전만 해도 4kg 1박스에 3만원을 호가하던 상추 가격이 3천원으로 떨어졌다. 휴가철을 맞아 최근 농활 학생들부터 친구들까지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는데, 함께 새벽부터 상추를 따서 공판장에 낸 결과가 1박스 3천원이라니...
오랜 장마와 태풍, 여름 상추가 고랭지에서만 재배된다는 점 때문에 한동안 가격이 좋았다. 주로 하우스에서 상추를 키우는데, 한 여름에 하우스안에서 한 장 한 장 상추 따는 일은 정말 힘든 일. 상추 농사짓는 사람 치고 허리며 어깨가 안 아픈 사람이 없다. 그래도 장수 같은 고랭지에서는 여름 상추 가격이 좋다고 많은 농민들이 상추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 공판장에 납품하면서 제값 받는 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상추 1박스에 3만원 넘게 나온다고 기뻐하던 날들은 짧고 가격 폭락으로 힘 빠지는 날들은 길다. 게다가 더 이상한 건 남쪽 지방은 상추 가격이 폭락했는데, 수도권에서는 상추 가격이 1만5천원 이상이 나온다는 점.
또 공판장 상추 가격이 폭락해도 소비자 가격은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들 여름 상추를 비싸게 사먹고 있다. 파는 사람은 적게 받고, 사는 사람은 비싸게 사야하는 현실. 중간 도매상이 없어지고, 농산물 유통 시스템이 제대로 바뀐다면 소비자, 농민 모두 만족할만한 가격으로 유통이 될 터인데.
상추 작목반 식구들 모두 가격이 좋아서 몸 아픈 것도 모르고 상추를 땄는데, 가격이 떨어지니 울상이다. 사진 속 주인공은 상추가 한 박스 3만6천원 나오자 부부가 끌어안고 춤추며 좋아하던 정은 아빠! 가격이 폭락하자 애써 가꾼 상추밭을 엎는다고 한다. 2006년 여름, 지루했던 긴 장마 뒤에 장수군 산골에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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