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계속 계속 내립니다. 예상했던 것이지만 장마가 몇주째 이어지니 농사 일하기가 쉽지 않네요. 비 안 올 때를 기다리며 ‘게릴라 농사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함께 지내는 제임스(웨일즈), 안예세(이탈리아), 로렌(미국)이 일도 잘하고 재미있는 친구들이라 즐겁게 장마철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는 근처 두북정토수련원 나비장터에서 제임스가 작은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제임스는 세 곡을 연주했는데, 마지막 곡은 백화골에 머무는 동안 근처의 자연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라고 하네요. 차분하고 잔잔한 기타 연주곡이였습니다. 장터를 찾은 분들이 제임스의 기타 연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날씨가 무척 후덥지근했지만, 한국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하고 따뜻한 반응을 받으니 제임스 역시 흐뭇해 했습니다.
아래 제임스의 유튜브 채널에서 기타 연주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JamesR.Thomas
기타 연주회가 끝난 뒤에는 다시 농부로 돌아와 가을 당근 파종을 했습니다. 하루에 여러가지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당근을 다 심지 못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다시 실내로 이동했습니다.
비오는 날은 실내에서 포장 작업을 하거나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합니다. 해가 뜨지 않아도 습도가 높아서 무척 덥게 느껴깁니다.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와 고추를 관리해주고, 가을 호박을 심고, 오이 순지르기를 했습니다.
제임스와 로렌은 이제 내일 모레면 떠나는데, 좋은 친구들이라 보내기가 무척 아쉽네요. 친구들과 함께 머무는 동안 함께 나누어 먹었던 백화골 자금자족 밥상 사진을 몇 장 모아봤습니다. 가장 좋은 채소들을 꾸러미에 골라 넣고, 못생기고 작은 채소는 농부들이 먹는데요, 못난이 채소들이라도 밥상은 늘 풍성하기만 합니다. 땀 흘려 일하고서 여럿이 둘러 앉아 직접 수확한 채소들로 함께 나눠 먹는 밥상은 늘 꿀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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