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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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22년~2024년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네 번째 주 보라무 그라탕

백화골 2022. 10. 25. 10:28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을까요. 어느덧 올해 꾸러미 발송도 다음 주 한 번만을 남기고 있네요. 며칠 전에는 첫 서리도 내렸답니다. 다행히 채소들이 한꺼번에 냉해를 입을 만큼 매운 된서리는 아니어서, 몇몇 추위에 약한 채소 외에는 따뜻한 햇살에 다 원래대로 돌아왔답니다. 오히려 찬 서리 가운을 받아 가을 채소 맛이 제대로 들었지요. 비록 지난 태풍 때 타격을 입어 잘 자라지 못한 작물도 있긴 하지만, 살아남은 채소들이 이렇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참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열무, 배추, 상추, 풋고추, 유채나물, 보라무, 당근, 브로콜리(또는 얌빈이나 대파) 등 정성껏 키운 유기농 채소들로 건강한 집밥 챙겨 드시길 바랍니다.

 

 

무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지난주에는 일반적인 색깔의 흰색 무를 보내드렸었지요. 이번 주에는 조금 특이한 색깔의 보라무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보랏빛이 도는 다른 채소들과 마찬가지로 보라무에는 몸에 좋은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해요. 색감이 워낙 예뻐서 가늘게 채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생채 무침을 해먹으면 보기에도 참 좋답니다. 무청은 된장국에 넣거나, 삶아서 된장 양념에 무쳐서 먹으면 되고요.

 

보라무로 깍두기도 만들 수 있어요. 작은 네모로 썬 무를 소금에 30분 정도 절였다가 고춧가루, 매실액, 액젓, 다진 양파와 다진 마늘, 다진 대파 등을 섞은 양념에 고루 버무려 주면 됩니다. 생채를 만들 땐 채 썬 무채에 소금, 식초, 고춧가루, 깨소금, 쪽파를 넣고 버무려서 바로 먹으면 되고요.

 

환절기라 목이 칼칼하고 감기기운이 있으시다면 무즙을 만들어 드시면 좋아요. 무를 강판에 갈아서 꿀과 섞은 뒤 유리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다가 아침저녁 한두 숟가락씩 그냥 떠먹거나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돼요. 이외에도 오징어 무국이나 소고기 무국, 무조림, 무전, 무장아찌, 무 피클 등 무를 활용한 요리는 셀 수 없이 많지요. 오늘은 조금 특별한 요리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요즘 백화골에 머물며 농사 봉사를 하고 있는 프랑스 친구 마논이 만든 보라무 그라탕입니다.

 

 

먼저 보라무를 깨끗이 씻은 뒤 얇게 썰어요. 지난주에 보내드렸던 감자도 남아있다면 껍질 벗긴 뒤 몇 개 같은 두께로 썰어주시고요. 이대로 그냥 사용해도 되지만, 오븐에서 익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른 무와 감자를 끓는 물에 넣고 10분 정도 삶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오븐 그릇에 부드러워진 감자와 무를 켜켜이 올리고, 당근도 조금 썰어서 섞어줍니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양파와 마늘을 볶아주세요. 양파는 양을 좀 넉넉하게 넣어주시는 것이 좋아요. 볶은 양파와 마늘을 감자, 무 위에 올립니다.

 

 

이제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스인 베샤멜 소스를 만들 차례입니다. 소스팬에 버터를 넣고 약불로 녹인 다음 밀가루를 넣어 볶아줍니다. 밀가루가 버터와 잘 섞였으면 우유를 부은 뒤 약불로 계속 끓여 걸쭉한 농도가 될 때까지 천천히 저어가며 졸여주시면 됩니다. 완성된 베샤멜 소스에 소금, 후추를 넣어 간을 한 뒤 채소들 위에 붓고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간 익혀줍니다. 집에 치즈가 있다면 치즈도 토핑해 같이 익혀주면 좋습니다.

 

마논 덕분에 오랜만에 프랑스 요리를 먹으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네요. 가끔 뭔가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만들어 먹으면 좋을 것 같은 무&감자 그라탕이었습니다.

 

 

 

백화골 농산물꾸러미 스물 네번째 주 풍경

 

 

주변 숲속 색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해갑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쌀쌀해지는 날씨와 함께 밭도 조금씩 비어갑니다. 농산물꾸러미 발송 작업과 밭 정리를 함께 하며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수확해서 보내드리고 있는 열무와 유채나물입니다. 몇 주간 비가 안 와서 크진 않지만 적당한 추위와 가을 햇살을 받아 아삭하고 맛있습니다. 이런 나물류는 수확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번 주에는 봉사자들이 많아서 일이 금방 끝났습니다. 여럿이서 함께 일하며 기운이 모아지는 게 좋습니다.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으로 여행 온 루나와 닉입니다. 독일의 소도시에 살다가 처음으로 긴 여행을 떠나온 길입니다. 일하는 시간에는 아주 열심히 일을 하고 식사 시간에는 정말 많이 먹습니다. 쌀독이 금방 바닥이 날 것 같습니다 ^^.. 아직 성장기가 덜 끝난 청소년들이라 그런지 많이 먹으며 더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모습도 있긴 하지만, 아직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봉사자들과 한 해 농사 마무리를 하니 이것도 나름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