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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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22년~2024년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일곱째 주 자색 양파 김치말이 국수

백화골 2022. 6. 21. 23:02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감자와 양파, 저장 마늘을 모두 다 캤습니다. 장마 전 이어진 폭염에 꽤 땀을 쏟아내긴 했지만, 봉사자들이 열심히 도와준 덕에 마침내 감자를 다 캘 수 있었답니다.

 

 

흙 속에서 쑥쑥 뽑혀 올라오는 마늘과 보랏빛 양파가 어찌나 예쁘고 탐스럽던지요. 한편으론 올 봄 심각한 가뭄의 영향을 받은 탓에 올망졸망 작은 크기의 감자가 많이 나왔고, 더구나 감자 표면이 마른 강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것들이 많아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 길고 길었던 가뭄을 겪으며 이 정도 자라준 것이 고마울 따름이지요.

 

이번 주 농산물꾸러미에는 노지에서 키운 브로콜리, 햇감자, 로메인 상추, 자색 양파, 상추와 깻잎, 애호박, 바질(또는 아욱), 오이, 노랑 주키니호박(또는 가지나 풋고추) 이렇게 보내드려요.

 

 

노지 브로콜리는 초봄에 보내드렸던 것과 색깔이 달라요. 물과 온도 등 생육 조건을 일정하게 맞추기 쉬운 하우스 브로콜리는 그냥 초록빛만 났던 것에 비해, 이번에 보내드리는 노지 브로콜리는 살짝 검보랏빛이 돌거나 황록색이 섞여있거나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가끔 검보라빛 브로콜리를 보고 상했거나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검보라빛이 도는 이유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 때문이랍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안토시아닌은 산화방지 작용을 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좋은 성분이에요. 아무튼 이렇게 살짝 알록달록한 색이 나는 브로콜리도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밝은 초록빛으로 변하니까 평소처럼 그냥 이용하시면 된답니다.

 

 

갓 캔 햇감자는 어떻게 해서 드셔도 맛이 있어요. 아무런 양념 없이 그냥 포슬포슬하게 삶아서만 먹어도 맛있지요. 감자는 껍질 채 먹어도 좋은데요, 특히 햇감자는 껍질이 얇기 때문에 조리 후 껍질 채 그냥 드셔도 된답니다. 보관하실 때는 그냥 실온에 두시되, 햇빛을 100% 차단해 파랗게 변하지 않도록 해주시고요. 감자 요리에 대한 안내는 예전에 블로그를 통해 안내해 드린 적이 있으니까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제철 햇감자로 만들 수 있는 여러가지 요리들

 

 

이번 주에는 자색 양파를 이용한 요리를 두 가지 해보았어요. 첫 번째 요리는 채 썬 자색 양파를 듬뿍 올린 김치말이 국수예요.

 

자색 양파는 흰 양파에 비해 매운 맛은 덜하고 단맛이 강하며 좀 더 단단한 것이 특징이에요. 물론 흰양파처럼 일반 요리에 사용해도 되지만, 특유의 예쁜 색감을 살리려면 가급적 샐러드같이 익히지 않은 요리에 이용하시면 좋답니다.

 

 

이른 더위에 입맛도 없고, 불 앞에서 복잡한 요리를 하고 싶지도 않은 날,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를 해보았어요. 국수 삶을 물을 끓이는 동안 양념을 만들어요. 시원하게 잘 발효된 김칫국물에 물이나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어요. 보통은 김칫국물이 짠 편이라 육수나 물을 부어야 하지만, 백화골 김치는 워낙 싱거운 편이라 오히려 간장을 넣어서 간을 맞춰주었어요. 여기에 식초, 매실액, 들기름, 깨소금을 넣어 새콤달콤고소한 맛을 모두 낼 수 있도록 해요.

 

끓는 물에 삶은 국수를 찬물에 치대어가며 씻은 다음, 그릇에 담고 만들어둔 김칫국물 양념을 부어요. 고명으로는 자색 양파를 가늘게 채 썰어서 듬뿍 올리고, 이번 주 발송 품목인 브로콜리와 오이, 지난주에 만들어둔 봄무 피클도 조금씩 올렸어요. 더운 여름날 간단한 점심 한 끼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네요.

 

 

생양파가 조금은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구워서 드시는 것도 좋지요. 자색양파와 함께 요즘 백화골에서 나오는 채소들을 골고루 섞어서 오븐에 구워보았어요. 자색양파, 비트, 감자, 브로콜리, 노랑 주키니호박, 애호박, 마늘 등 여러가지 채소들을 올리브 오일과 소금만 넣어서 구웠는데요, 단연 양파 굽는 냄새가 후각을 맛있게 자극하네요. 보랏빛 색깔이 엷어지는 것은 좀 아쉽지만, 단맛은 훨씬 더 강해진답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햇양파와 햇감자로 이번 주에도 건강한 밥상 만들어보세요!

 

 

백화골 농산물꾸러미 일곱째 주 풍경

 

 

장마 직전에 꼭 캐야 하는 하지 감자! 이 맘 때쯤이면 막 무더위가 시작되어 수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관리기에 쟁기를 달아 수확하는데 기계와 사람이 하나가 되어야 땅이 파집니다. 몸은 좀 힘들지만 삽이나 호미로 캐는 것 보다는 훨씬 시간이 절약됩니다.

 

 

작년에는 5월 초에 이상 저온현상으로 막 심은 가지가 거의 성장을 멈추고 농사가 잘 안 되었어요. 사실 가지는 농사가 가장 쉬운 작물 중 하나라 더욱 안타까웠는데요. 올해는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늦게 아주심기를 했더니, 잘 자라면서 이제 막 첫 열매를 매달기 시작했어요. 올해는 가지 농사가 제대로 잘 될 것 같네요.

 

 

노지 브로콜리를 심을 때 컬리플라워도 같이 심었는데, 안타깝게도 봄 가뭄 때 많이 죽어서 제대로 수확할 수 있는 것은 몇 개 안 되네요. 아마도 일부 회원분들에게만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막 수확한 컬리플라워를 보더니, 농사 봉사자 수아 님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요리 조리 사진을 찍네요. 사진을 보니 왜 그렇게 찍었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몽글몽글 구름 송이 같은 컬리플라워가 하늘에 둥실 떠 있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다음에는 컬리플라워 농사가 더 잘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