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하염없이 비만 내리고 있다. 모든 농민들이 속을 태우며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린다.
비 피해가 엄청나다. 폭우에 쓰러진 벼, 열매가 떨어진 나무들이 또 비를 맞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건 과수 농사 짓는 농민들이다.사과가 비에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햇볕을 못 보니 당도가 떨어져서 직거래하는 농민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잠들 설치며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여름 토마토 심었던 하우스에 쌈배추와 양상추, 오이, 상추를 심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며칠째 정식을 하다보니 왠지 울해졌다. 가족회원 농산물 포장하다 짬짬이 심는 작업을 해서 3일만에 작업 완료. 네 작물 다 가족회원 농산물로 심은 것이지만 쌈배추와 양상추는 직거래로 별도 판매할 예정이다.
쌈배추는 가을이 제 맛이다. 종자가 다른 것은 아니고 일반 배추를 억제 재배하며 속 잎을 따는 것인데, 아주 고소하고 맛있다.
배추는 가을이 제철인지라 병충해가 극심하지는 않지만 보통 벼룩벌레와 청벌레 피해가 있다.
올해는 '아큐레이퍼응애'라는 천적으로 벼룩벌레를 잡고, '곤충병원성 선충' 천적으로 애벌레 류 피해를 막을 예정이다.
쌈배추를 키우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데, 직거래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막막하다. 농사지으며 농산물 직거래까지 하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쌈배추로 직거래가 잘 안 되면 그냥 키워서 배추로 판매하면 되지... 하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심었다.
가을 양상추는 아삭아삭하고 신선한 맛과 향이 참 좋다. 병충해 피해도 거의 없다. 메뚜기들이 생장점만 안 갉아 먹으면 대체적으로 잘 자란다.
첫해에 맛보았던 분들이 작년 재배철이 되니 전화를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2년간 하우스 한 동을 양상추를 심어 직거래했는데, 다 팔기는 했지만 저장되지 않는 채소여서 1-2주새 다 팔아야 해서 힘에 부쳤다. 그래서 올해는 작년의 1/4만 심었다. 가족회원에게 보내고 남는 것 조금만 직거래할 예정이다.
배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아직도 노지 배추와 무, 알타리무를 심지 못하고 있다. 내일까지만 비 내리고 그친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심을 수 있으려나.
작년에도 여름 장마철에 1달 넘게 계속 비가 왔었다. 이상기후가 계속 되는 바람에 농사짓는 일은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질 듯 하다.
'농부의 하루 > 2007년~200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산물 가격이 폭등해도 농민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2007.09.30) (0) | 2009.03.04 |
---|---|
태풍 전야! (2007.09.15) (0) | 2009.03.04 |
때 아닌 8월 장마로 일손 멈추고, 기온 뚝… (007.08.31) (0) | 2009.03.04 |
녹색으로 가득한 여름 농촌 풍경 (2007.08.28) (0) | 2009.03.04 |
익명성 보장 안 되는 농촌! 착하게 살아야 한다^^ (2007.08.15) (0) | 2009.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