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농부의 하루
지구가 더워지는 만큼, 더 빨라진 농사 일정
날씨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경주에는 벌써 벚꽃이 피었어요. 만개한 건 아니지만, 4월 초에나 피었던 벚꽃이 벌써 피기 시작하니 어리둥절합니다. 벚꽃 관련 축제 기획하는 분들도 일정 조절하시느라 어려우실 것 같아요. 농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농사 일정을 바꾸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로 지구 온난화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환경파괴의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화학농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화학비료와 화학농약, 제초제로 땅과 지하수가 오염되고, 강과 바다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가고 있습니다. 면적 대비 화학비료 사용량이 세계 1위인 한국의 바다에는 생물이 살 수 있는 ‘데드존’이 늘어간다고 합니다. 쉽지 않은 농사지만 우리가 왜 유기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빠르게 변화하는 날씨를 보며 다시 한 번 되새김하게 됩니다.
대나무 숲 속에 자리 잡은 밭 주변이 살짝 연두색으로 변해갑니다. 농사일을 배우고 싶어하는 여러 봉사자들과 함께 감자를 심었습니다. 골을 다듬고 비닐은 씌우고 감자를 심고, 북을 주고... 처음 해보는 괭이질에 헉헉대면서도 모두 끝까지 버텨줍니다. 여럿이 함께 하니 힘든 일도 금세 끝나버립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양배추와 봄배추, 브로콜리를 심었습니다. 2월초부터 모종 온상을 만들어 키운 모종입니다. 날씨가 추워서 비닐과 담요로 꼭꼭 덮어주며 정성스레 키우다가 밭에 자리를 잡게 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측창을 방충망으로 막아서 나비나 나방이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서 자연스럽게 유기농 재배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작년 여름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토마토가 병들어 죽어갔던 것을 생각해, 올해는 더 튼튼하게 자라라고 토마토 모종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뿌리가 튼튼하게 자라는 토마토 품종과 맛있는 열매가 달리는 토마토 품종을 모두 키우다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싹둑 잘라 서로 집게로 연결해줍니다. 처음에는 이 모종들이 과연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지만, 3일 동안 깜깜한 이불 동굴 속에서 자게 해주니 어느새 접목 부위가 붙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날씨가 일찍 따뜻해지면서 온상 속 모종들도 더 빨리 자라고 있습니다. 애호박, 오이, 고추, 토마토, 샐러리, 상추 등 곧 밭으로 나갈 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 나가네요. 이 작물들이 예쁘게 커가는 모습을 보게 될 날들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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