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좋고, 노는 날도 많아서 행복한 10월 초순입니다. 노는 날이 많아서 행복한 건 직장인 분들 얘기고, 저희 같은 농부들이야 날씨 좋으면 무조건 일하고 궂은 날 쉬니까 달력의 빨간 날과는 별 상관이 없지요. 그런데 백화골 농부들에겐 살짝 상관이 있답니다. 공휴일엔 택배 접수도 안 되고 발송도 안 되기 때문에 꾸러미 보내는 요일을 변경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번 주엔 10월 3일, 목요일이 휴일이네요. 목요일에 받으셨던 회원분들은 하루 앞당겨 수요일에 택배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 그러니까 스물한번째 꾸러미가 가는 주엔 10월 9일, 수요일이 휴일이네요. 목요일 회원분들, 또다시 요일 변경이 되어 그 주엔 금요일에 받으시게 될 운명이라는 것, 미리미리 말씀 드려요~~
사과_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유기농 사과 보내드려요. 그런데 지난주와 똑같은 사과가 아니랍니다. 지난주엔 1탄, 홍로편을 소개해드렸다면, 이번 주엔 사과 제 2탄, 하니 편입니다. 하니는 홍로보다 1~2주 정도 늦게 수확하는 품종의 사과인데, 홍로만큼 탐스럽게 새빨갛지는 않지만 단맛과 신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맛이 매력입니다. 홍로보다 물기가 많아 아삭아삭 씹는 식감도 조금 더 부드럽지요. 눈썰미가 좋은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생긴 모양도 다르답니다. 홍로보다 좀 더 빵빵하게 동글동글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홍로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무난하게 폭넓은 지지를 받는 품종이라면, 하니는 좀 더 젊은 세대 층에게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품종이에요. 직접 드셔보시고 어떤 사과가 더 맛있는지 비교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땅콩_ 꾸러미 속에 같이 보내드리는 안내장에도 자세히 써놓았지만,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땅콩은 ‘물땅콩’입니다. 지금까지는 땅콩을 보내드릴 때 흙 묻은 껍질을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햇볕에 1주일 정도 펼쳐놓고 바싹 말린 다음에 보내드렸었지요. 이렇게 잘 마른 땅콩은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볶아서도 먹고, 삶아서도 먹기 좋습니다. 올해도 이렇게 잘 말린 땅콩을 1~2주 후에 보내드릴 예정이고요. 그런데 이렇게 땅콩을 말리기 전, 캐서 바로 삶아 먹는 땅콩 맛도 각별하답니다. 그래서 올해는 말린 피땅콩 보내드리기 전에 삶아 먹는 물땅콩 먼저 조금씩 보내드려요.
상추_ 새로 심은 상추가 추석 방학 기간 동안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이번 주에 첫 잎 따서 보내드리고 마지막 발송 때까지 꾸준하게 죽 이어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가지_ “도대체 가지의 끝은 어디인가!!” 가지를 보면 절로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애호박도 토마토도 오이도 모두 한풀 꺾인 요즘, 홀로 피곤한 기색도 없이 끊임없이 주렁주렁 열매를 내놓고 있거든요. 게다가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서 맛까지 희한하게 달착지근한 맛으로 변했답니다. 여름 가지와는 확실하게 다른 맛이 나네요. 기특해라, 가지~~
부추_ 부추는 아마 이번 주가 올해 마지막 발송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베어내면 자라고, 또 자라고 하던 마술을 보여주던 부추도 가을바람 앞에선 맥을 못 추리고 자꾸 꽃대만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힘이 빠져 비실비실 하고 있지만, 겨울잠 잘 자고나면 내년 봄엔 제일 먼저 삐죽삐죽 올라오며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겠지요.
이밖에 대파, 풋고추, 꽈리고추, 방울토마토 등을 보내드립니다. 벌써 10월, 가족회원분들께 제철꾸러미를 보내드리는 마지막 달이네요. 몇 주 남지 않은 만큼, 남은 기간 동안 하나라도 더 챙겨 보내드리기 위해 더더욱 부지런히 움직여보렵니다.
Special thanks to...
며칠 전 낯선 번호의 문자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경기도 광주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하시는 분인데 이번에 유기농에 대한 책을 냈다고, 백화골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어 책을 보내려고 하니 주소를 알려달라고요. 집주소를 알려드린 후 어떤 내용이 담긴 어떤 책일까 궁금해 하며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책이 도착했네요. <유기농은 꼭 이루어진다>(들녘)라는 제목의 따끈따끈한 신간인데요, 유기농을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유기농을 할 것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더군요. 그리고 정말 유기농 제철꾸러미를 만들어 직거래 하는 백화골 이야기도 잠깐 소개되어 있어 더욱 재미있었답니다. 관공서에 계신 분들 중에는 유기농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던데, 바쁜 업무 중에서도 이렇게 유기농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좋은 책 만들어주신 편저자 정대이 님, 고맙습니다. 책 일부분에 잠깐 언급한 것뿐인데도 일부러 책을 챙겨서 보내주신 마음씀씀이에 더욱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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