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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2년

태풍 피해로 가족회원 발송을 잠시 중단합니다

백화골 2012. 8. 28. 21:01

 

 

해마다 오는 태풍이지만, 이번 태풍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지금까지 그 숱한 자연재해를 용케도 피해왔던 게 오히려 기적 같습니다. 농산물 가족회원을 시작한 7년 만에 처음으로, 발송을 일시 중단합니다.

 

하우스도, 노지밭도 살아남은 작물들이 거의 없고 한동안은 복구작업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라 가족회원 발송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9월 한 달은 복구 작업 및 새로 밭을 만들고 씨앗을 넣는 일에 전념하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새 작물들이 자라서 발송이 가능해지면 다시 연락 드리고 발송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총 24회 발송 예정이었는데 지금까지 15회(화요일 받으시는 분은 16회) 발송이 되었고요, 원래대로라면 앞으로 9회(화요일 회원은 8회) 더 농산물 발송을 해야 하겠지만, 횟수를 채워서 보내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서둘러 밭을 복구해 이것저것 키운다 해도 10월 말 서리가 내리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니까요. 현재 예상으로는 서둘러 밭을 준비하고 작물들이 이상없이 자라준다면 앞으로 4~5회 정도 더 발송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요.

 

다시 발송을 시작한다고 해도 이번에 입은 피해가 워낙 커서 보내드리는 품목이 예년처럼 다양하게 가지는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저희 생각으로는 일단 3~4주 정도 발송을 중지했다가 추석 전후 무렵부터 다시 발송을 시작하려 하고요, 농사철이 다 끝날 때까지도 회비가 채워지지 않고 남으면 남은 액수만큼 환불해드릴 생각입니다.

 

아무리 자연재해 때문이라지만 처음에 약속드린대로 끝까지 농산물을 정상적으로 발송해드리지 못하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희가 약속을 어기게 된 것이니까 지금 회원을 그만두실 분은 부담없이 비밀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회비 전액을 입금하신 분은 남은 액수만큼 계좌로 환불해드리겠고요, 분납하신 분은 정산을 해본 후 남은 금액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지역 통신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현재 핸드폰 연결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를 주셔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가 없으니, 되도록 블로그 댓글이나 집 전화를 통해서 연락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내일부터 2~3주 정신없이 복구작업을 할 예정인데요, 저희 힘만으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주변 농민들도 다 비슷비슷한 피해를 입은 터라 주변에서 일손을 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고요. 혹시 여유가 되시는 분이 있으시면 시간 되는 만큼 언제라도 오셔서 복구작업에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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