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가장 더운 시절이 찾아왔습니다. 폭염주의보, 열사병주의보, 찜통더위 같은 말들이 날씨 뉴스를 계속 장식하고 있네요. 모두들 더위에 고생 많으시지요? 장수도 요즘엔 많이 덥습니다. 지글지글 지열이 끓어오르는 땅 위를 박박 기어다니며 일하다보면, 마치 달걀 프라이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도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라면, 여긴 아직 열대야가 없다는 거예요. 낮엔 정신 못차리게 덥다가도, 저녁이 되면 어느새 서늘한 밤바람이 상쾌하게 불어옵니다. 매일매일 축복처럼 찾아오는 시원한 여름밤은, 고랭지 장수에 사는 즐거움 중 하나랍니다.
뜨거운 여름 햇살에 옥수수가 드디어 알알이 여물었습니다. 가혹한 태풍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장한 놈들이지요. 이번 주에 발송을 앞두고 있고요,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심은 나머지 옥수수들도 여물어가는대로 다음 주, 또는 다다음 주에 계속 이어서 발송해드릴 예정이랍니다. 잠못 이루는 열대야의 밤엔 갓 삶은 찰옥수수 간식이 제격이지요.
단호박도 수확했습니다. 고구마와 단호박은 공통점이 있어요. 갓 수확해서 먹는 게 가장 맛있는 다른 야채들과 달리, 고구마나 단호박은 수확 후 적어도 1주일 이상은 후숙 기간을 두어야 맛있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회원분들에게 보내드릴 단호박도 지난 주에 일찌감치 수확해 두었지요. 이번 주에 옥수수와 함께 발송할 예정이고요, 단호박 요리법은 보내드리는 안내장이나 블로그에 예전에 올렸던 ‘단호박 이렇게 드세요’라는 글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저희가 여름을 이겨내는 보양식은 바로 우리밭에서 그때그때 나오는 농산물들이랍니다. 수입 농산물이 넘쳐나는 시대에 직접 밭에서 안전하게 키운 채소를 바로 밥상에 올릴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행운 같아요. 다음 주부터는 저희가 아주 좋아하는 토마토도 익어가고 있어 또다른 즐거움이 기대되는 하루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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