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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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2년

여름 농사

백화골 2012. 7. 9. 23:09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해발 530m인 백화골은 다른 지역보다는 시원한 편이지만, 그래도 한낮에 일하다 보면 무척 덥습니다. 6월까지는 그래도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수준이었는데, 7월로 접어든 뒤부터는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매년 이맘 때쯤이면 바쁜 일도 한풀 꺾였었는데, 올해는 계속 일이 밀려 있습니다. 땅이 넓어졌다는 것을 새삼 실감합니다. 작년까지는 땅이 부족해서 고생고생이었는데, 땅이 넓어지니 또 그 때문에 허덕허덕 합니다. 사람 사는 게 항상 상대적인 것 같아요.

 

 

 

토종 자주 감자를 캤습니다. 가뭄에도 잘 자라주었어요. 캐면서도 어찌나 먹음직스럽고 예쁜지 땀으로 흠뻑 젖어가며 일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역시 농사는 수확할 때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토종 감자는 일반 감자보다 크기도 좀 작고 수확량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맛은 더 좋습니다.

 

 

 

당근을 캐다가 밭에 앉으니 당근 숲속에 있는 것 같네요. 한창 몸집을 불려나갈 무렵에 딱 맞춰서 가뭄이 드는 바람에 크기는 작지만 그래도 이 정도도 감지덕지입니다.

 

 

 

중간에 몇 번을 포기하려고 했던 양배추입니다. 여름 양배추와 브로콜리는 벌레가 많이 타서 재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일반 관행 재배에서는 수시로 농약을 쳐서 방제를 하지만, 유기농에서는 벌레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기피제나 고삼뿌리, 제충국, 님오일 등을 이용한 유기농 자재를 이용합니다. 물론 일반 농약보다 두 세 배는 더 쳐줘야 하고 방제 효과도 훨씬 떨어지는 편이지요. 올 여름엔 가뭄 때문인지 유독 벌레가 들끓어서 몇 주동안 손으로 노린재를 잡고 3, 4일에 한번씩 청벌레 기피제를 쳐가며 소중하게 키웠답니다. 1주일 전쯤에 벌레 잡는 게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려 했는데, 최근 내린 비로 갑자기 속이 찼네요.

 

 

가을 농사도 시작됐습니다. 이 싹이 바로 브로콜리예요. 이렇게 작고 여린 놈이 나중에 커서 브로콜리 꽃을 맺는 건 아무리 봐도 재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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