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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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2년

하지 감자 캐기

백화골 2012. 6. 25. 23:06

 


104년 만의 가뭄이라지요? 뉴스에 가뭄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영상이 감자랑 양파 캐는 장면이더라고요. 농민 인터뷰도 하나씩 들어가지요. 한 손에 작은 감자를 들고서 “예년엔 주먹 만한 감자들이 줄줄이 나왔었는데, 올해는 보시다시피 탁구공 만한 놈들만...” 운운.
요즘 감자 가격이 비싸서인지 감자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 예정보다 조금 일찍 노지 감자를 캐기 시작했어요. 감자는 원래 하지 무렵에 캐는 거니까 요즘 캐는 게 맞긴 맞지요. 주변에서 올해 감자 농사 별로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긴 했는데, 역시나 저희밭에서도 탁구공 만한 감자들이 주를 이루더라고요. 올해 같은 날씨에 이만큼 자라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 감자 캐기는 영 흥이 나지 않네요.

 

 


저희처럼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키우는 농사짓기는 이럴 때 참 좋습니다. 뭐 하나가 잘 안 되더라도, 다른 잘 자라는 작물들 보면서 다시 흥을 찾으면 되니까요. 저 멀리서 스프링클러가 기운차게 돌아가고 있네요. 요며칠 다시 뜨겁고 메마른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 열심히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당근, 컬리플라워, 찰옥수수입니다. 당근은 생육 기간이 꽤 긴 편이라 아직 좀 더 자라야 하고요, 컬리플라워는 요즘 조금씩 수확하기 시작했어요. 지난 번에 보내드렸던 하우스 것보다는 크기가 좀 작게 나오더라고요. 옥수수는 마치 “가뭄? 그게 뭔데?” 하는 것만 같아요. 싱싱한 잎을 자랑하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맛있는 옥수수를 맛볼 수 있겠지요.

 

 


일이 밀리는 바람에 토마토 줄 매주기가 조금 늦어졌습니다. 토마토들이 지탱할 끈이 없어 바람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하다보니 줄기가 이렇게 구불구불해져버리고 말았네요. 미안해, 토마토! 그 와중에도 잊지 않고 이렇게 예쁜 열매를 맺어주다니, 기특하고 고마운 토마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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