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농부의 하루/2012년

햇감자 캐고, 완두콩 따고

백화골 2012. 6. 11. 23:41

 

 

숨가쁘게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예년 같으면 이맘 때쯤 노지 밭에 풀 나지 말라고 부직포까지 깔고는 조금 여유 있게 일을 할 때입니다. 이사해서 겨우내 밭 만들고 하우스 짓느라 파종이 늦었고 올해 첫 농사 짓는 땅이라 참 할 일이 많네요. 농사 일이 힘들어도 잠깐씩 숲을 보고 집을 보고 하늘을 보면 행복해집니다.


 

토요일에 하우스 감자를 캤습니다. 생땅에 짓는 첫 농사라 엄청나게 공을 들여 키웠고, 잎도 잘 자란 터라 감자가 줄줄이 쏟아져 나올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캐보니 평년작입니다. 감자가 생각보다 덜 나와서 투덜대고 있는데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셔서 보시다가 “자네, 생땅에 짓는 첫 농산데 그 정도면 됐지, 그 정도면 됐어!” 한마디 하십니다. 듣고 보니 아차, 너무 욕심을 부렸구나 싶습니다. 이 정도 수확하는 것만 해도 참 감사한 일인데 말이죠. 다행히 회원분들에게 모두 보내드릴만큼 감자가 나왔습니다. 밤 늦도록 선별을 해서 포장, 이번주에 회원분들께 발송합니다.

 

 

감자를 캐면서 같이 나온 지렁이가 반가워 한 컷 찍었습니다.


 

하우스 감자는 다 캤지만 노지 감자가 또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올해 가뭄이어서 크기가 어떨지 모르지만 요즘 막 감자꽃이 만발합니다. 6월 말이나 7월 초쯤 캐면 회원분들에게 넉넉히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길쭉길쭉한 봄무도 이번 주에 수확해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무 사진을 보니 갑자기 무슨무슨 대출 광고가 생각나네요. ^^


 

완두콩도 막 알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에 일부 보내드리고, 다음 주에도 계속 이어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껍질 까기가 좀 귀찮긴 해도 일년에 딱 한 번, 초여름에 먹는 완두콩 맛은 정말 풋풋하지요.


 

오랜 봄 가뭄 속에서도 꿋꿋하게 잘 자라준 대파랍니다. 키는 좀 작아도 잎이 정말 싱싱하고 야무지네요.  


 

지난 번 발송 때 안내장에 예고해드렸던 양배추는 한 주 더 미뤄서 다음 주에 발송해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수확하려고 보니 아직 살짝 덜 큰 듯 싶어 좀 아쉽더라고요. 1주일만 더 채워서 다음 주에 보내드릴게요.

 

 

발송 작업을 끝낸 뒤 모종 하우스를 꽉 채우며 자라고 있던 토마토들을 본밭에 내다 심었습니다. 원래는 오늘 토마토까지 다 심을 계획이었는데, 점적호스 설치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바람에 겨우 한 줄 반 심고나니 깜깜해져버렸습니다. 내일 새벽에 다시 이어서 심어야겠네요.


 

오늘의 마지막 사진, 며칠 전 심은 콩 새싹입니다. 비 한 번 맞고 나더니 여기저기서 쑥쑥 소리가 들리고, 콩들이 다 이렇게 파란 머리를 내밀었네요. 주변이 온통 새들로 바글대지만 콩들은 이렇게 무사합니다. ^^ 콩밭 주위에 목초액을 조금씩 흘려 놓았더니 효과가 있었나봅니다. 모든 새싹들은 언제나 농부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농부의 하루 > 201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지 감자 캐기  (4) 2012.06.25
노지 브로콜리 수확, 부직포, 수정 벌  (16) 2012.06.18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8) 2012.06.04
봄배추 수확  (6) 2012.05.31
뽕잎 따러 가세~  (11) 2012.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