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올해 회원 신청하신 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 올해 농산물 발송이 다음주부터라고 하셨나요?”
헉, 회원분의 착각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회원분들에게 일찍부터 농산물을 보내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풍경 때문입니다.
인터넷 뉴스에 보니 ‘19년만의 4월의 눈’이라는 제목이 떴네요. 물론 서울 기준입니다. 장수에선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재재작년에도... 4월에 항상 눈이 내렸습니다. 당연히 밭 작물 들어가는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요. 게다가 근 몇 년 동안 봄철 이상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4월에 눈이 오더라도 이렇게까지 천둥번개까지 동반한 폭설이 내린 적은 없었는데 말이에요. 이상기온 때문에 작물 들어가는 시기를 더욱 조심스럽게 조절하고 있는 중입니다. 주변 농민들도 ‘올해는 뭐든지 2주 이상 늦춰서 잡으라’고 충고해줍니다. 올해 백화골 푸른밥상의 첫 농산물 발송 시기는 5월 중순쯤으로 잡고 있습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할 일이 워낙 많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일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4월 한 달이 금방 지나갈 것 같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올해도 백화골 농산물 가족이 되겠다고 신청해주신 회원분들 덕분에 마음은 가볍고 즐겁습니다. 단골 회원분들의 눈에 익은 이름도 반갑고, 새로운 신규 회원분들 이름도 반갑고요. 더구나 밭이 부족해 이틀만에 서둘러 마감해버렸던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넉넉해진 땅에 맞춰 회원분들도 좀 더 모집할 수 있고, 모집 기간도 여유있게 열어놓을 수 있어 더욱 마음이 편안합니다.
'농부의 하루 > 201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자싹 (0) | 2012.04.14 |
---|---|
봄작물 옮겨심기 (2) | 2012.04.08 |
감자 심고 배수로 파기 (5) | 2012.03.21 |
초미니 포크레인으로 땅 뒤집기 (2) | 2012.03.13 |
씨앗을 넣었습니다 (8) | 2012.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