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좋은 노래 한 곡을 추천해볼까 합니다.
아니, 한 곡은 아니고 여러 곡이네요. 시와의 노래는 다 좋으니까요.
작년에 봤던 영화 <땅의 여자> O.S.T에 삽입된 노래를 통해 알게 된 시와는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여자 가수입니다. 물론 본명은 아니고 예명이지요. 그런데 노래를 들어보면 이 ‘시와’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은하고 잔잔한 한 편의 작은 시 같습니다. 시와의 노래 중에서 ‘작은 씨’라는 곡의 가사 일부를 잠시 소개해봅니다.
어느 날 찾아온 작은 씨 가슴에 가만히 내려놓았지
혹시나 먼지가 아닐까 의심하던 나의 마음 무색하게
싹이 돋아 올랐네 한 번도 본 적 없는
햇빛만 닿아도 얼마나 예쁜지...
‘시와’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홈페이지 바로 가기
왠지 아련한 느낌의 목소리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작년에 알게 된 이후 저희 두 사람 다 좋아하게 되어 이번 겨울 여행 때도 자주 들었습니다. 이렇게 여행 때 가지고 가서 줄기차게 듣고 나면 대부분 질려버리게 마련인데, 시와의 노래들은 이상하게 질리지가 않습니다. 귀에 부담 없이, 무심히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라 그런가봅니다.
그리고 이건 곁다리 얘기인데, 시와의 잔잔한 노래들은 작물들이 들어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물과 음악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예전에 토마토 하우스에서 곁순 따는 일을 하는데, 몇 시간 동안 단순 작업하는 게 지루해서 음악을 틀어놓고 일한 적이 있습니다. 하우스 입구에다 CD 플레이어를 놓고서 볼륨을 크게 틀어놓았지요. 강렬한 록 메탈의 서태지 앨범이었습니다. 그렇게 음악을 들으며 한 시간 정도 일하고 나오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스피커 바로 앞에 있던 토마토 3~4그루가 비실비실 거의 죽어가고 있더군요. 하루 이틀 지나자 토마토들이 다시 평정을 되찾긴 했지만, 아무튼 그때 확실히 알았습니다. 식물들도 음악을 듣는다는 것, 그리고 록 음악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놈들이라는 것을요. ^^
다음에 기회가 되면 시와 노래를 틀어주고 반응을 한 번 살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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