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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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1년

인간 불도저의 방문

백화골 2011. 3. 14. 19:34

지난 주말에도 반가운 손님이 백화골을 방문했습니다. 제주에 사는 친구인데, 1년에 한 두 번씩 육지로 올라와 그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닙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육지 친구들을 만나고 제주로 귀향하는 길에 저희 집에도 잠시 들른 것입니다.

이 친구 별명은 ‘인간 불도저’입니다. 기타 치며 노래도 잘하고 시도 잘 쓰지만, 힘이 좋아 몸 쓰는 일을 아주 잘 합니다. 이런 귀빈을 그냥 보낼 수야 없는 일이지요. 귀빈 맞을 준비는 목장갑과 삽, 그리고 막걸리.

배추 양배추 심을 밭 갈아엎는 일을 같이 했습니다. 역시 인간 불도저의 파워는 대단하더군요. 몇 시간째 조금도 지칠 줄 모르는 안정적인 삽질! 물론 3월의 따뜻한 햇볕 아래 시원한 장수 막걸리로 가끔씩 연료 보충해주는 건 잊지 않았지요.

이 불도저 친구의 꿈은 제주에 프로 야구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제주엔 프로 야구단이 없기 때문에 모든 시합은 육지로 나가야만 볼 수가 있다네요. 몇년에 한번씩 경기를 할 때도 있지만 그야말로 시범경기 같은 행사라 재미가 없다구요. 야구를 무척 좋아해서 사회인 야구단 3루수로도 활약하고 있는 이 친구는, 앞으로 몇 년이 걸리더라도 제주에 꼭 프로 야구단이 생기도록 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웁니다.

이 친구 얘기를 들으며 세상엔 참 다양한 꿈들이 있구나 싶어 새삼스레 감탄했습니다. 나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 누군가에겐 열정적인 꿈일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다양한 꿈들이 모여 일곱 빛깔 무지개가 만들어지는 것이겠지요.

이 친구 꿈이 이루어져 제주도 프로야구단의 경기가 열리게 되면, 꼭 한 번 가서 시원한 제주 바람 맞으면서 야구 구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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