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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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9년

가뭄에도 힘차게 자라는 맛좋은 고랭지 가을 작물들

백화골 2009. 9. 11. 08:51

다시 가을 가뭄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 여름 내내 비가 쏟아지더니 올해 날씨 한번 농사짓기 참 어렵다. 이제 한 두달 안에 어지간한 작물들은 수확해야할 텐데, 비가 안 오니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그래도 이것저것 가을 작물들이 잘 자라주어 마음이 편하다. 아침저녁으로 작물에 물주고, 액비 주며 작물들과 함께 가을 농사 속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가을 브로콜리와 양배추도 잘 크고 있다. 수확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잘 자라주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 미생물과 깻묵액비를 섞어서 뿌려주었다.

토종 오이가 열렸다. 작년에 받아 놓은 씨로 싹을 틔워 하우스에 심었는데, 올해도 잘 자라주길 바라며 순도 쳐주고 망을 잘 타고 올라가도록 유인해주었다. 토종 오이는 작고 뭉툭하지만 아주 맛나고 노각 오이로 키워서 먹어도 좋다.

통배추와 쌈배추, 쌈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다. 요맘때 백화골 최고의 농산물을 뽑으라면 단연 쌈배추다. 배추 속잎을 따서 먹는 것인데, 고랭지 특유의 일교차와 찬바람이 어울려 기막힌 맛을 자아낸다.

가을 옥수수가 수확을 앞두고 있다. 고라니가 못 들어오게 울타리도 잘 쳐놓았고, 곁순도 잘 정리해놓았다. 비만 한번 정도 내려주면 딱 좋을 텐데, 비가 안 와서 살짝 걱정이 된다.

비가 계속 안 오고 낮엔 햇볕이 정말 따갑게 내리쬔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가 무섭다.

다시 시작된 가뭄으로 노지에 배추를 심은 이웃이 매일 아침마다 물을 주느라 고생이다.

가물어서 무도 발아가 많이 안 된다.

올해도 고구마 캐려면 힘들겠다. 가뭄에 고구마 캐기! 정말 힘든 일 중 하나다.

벌초 시기다. 밭 400평을 무덤 한 기 벌초하고 1년에 쌀 반 가마 내는 조건으로 빌렸다. 누가 묻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의 무덤을 그의 후손에게 땅을 빌린 내가 벌초를 하고 있다는 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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