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백중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백가지 씨앗이 다 쏟아져나오는 날이라는 뜻이랍니다. 추석 전에 이것저것 많은 채소와 과일과 곡식이 나오는 때를 기념하여 마을에서 잔치를 벌이고 신명나게 노는 날이 백중날입니다. 다른 기념일들과 마찬가지로 일제와 군부독재의 서구화, 근대화 추진으로 전통 문화는 거의 사라졌고 그냥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술 마시고 간단하게 윷놀이 정도 하면서 놉니다.
시골 마을에서 행사를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성차별이 심해서 여자들과 남자들이 한 상에서 밥도 안 먹습니다. 남자들은 사진 속에서처럼 윷놀이니 고스톱이니 하면서 신나게 놀고 여자들은 상차리고 설겆이 하고 고생이 많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지 않고서야 농촌으로 결혼하러 내려올 한국 여자들은 많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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