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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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6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여덟 번째 주 양파 타르트

한 주 쉬고 인사드립니다.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백화골에서는 주로 태풍 복구 작업을 하면서 추석 방학을 보냈답니다. 이번에 경주, 포항 지역을 휩쓸고 갔던 태풍 힌남노가 백화골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거든요. 다행히 바람은 그리 세지 않아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밭 옆을 흐르던 작은 계곡물이 엄청난 규모로 불어나 범람하면서 밭 대부분이 잠기고 일부는 쓸려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아예 끊기는 바람에 한동안 고립되어 있기도 했고요. 감사하게도 피해 소식을 듣고 달려와 준 봉사자들이 쓰러진 작물은 일으켜 세우고, 흙 묻은 이파리 하나하나 닦아가며 밭 복구 작업을 도와준 덕에 지금은 많이 정상화 되었답니다. 호박, 감자, 풋고추, 상추와 깻잎, 양파, 가지(또는 오이)..

볼라벤이 지나간 자리

며칠 전부터 ‘초대형 태풍’이 올 거라는 뉴스 보도가 계속 나왔던 지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있었습니다. 태풍 전날은 하우스며 집 주변 이곳저곳을 다니며 나름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해두었고요. 하지만 막상 눈앞에서 태풍의 위력이 펼쳐지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더군요. 그저, 마음을 비우고 더 큰 피해가 나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자 합니다. 28일 아침 8시 경.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집에서 계속 하우스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맨 앞에 있는 하우스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하우스 한쪽이 철근이 뽑혀서 바람 불 때마다 들썩들썩 합니다. 이럴 땐 비닐을 찢어야 합니다. 하우스가 통째로 날아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중에 비닐만 새로 갈아주는 게 백 번 나으니까요. 칼을 들고 후다닥 내려갔는데 아뿔사, 너무 늦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다

7월16일(월) 간간히 소나기 - 콩잎 따다 하루가 가버림 날씨가 계속 흐리고 소나기가 내리던 하루. 역시 콩 순치고 잎 따서 포장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워낙에 콩잎이 가벼워서 무게가 나가지 않는다. 1년에 딱 한번 보내는 것이라 회원들 모두에게 조금 넉넉히 포장해서 보냈는데 하루종일 수확하고 포장하는 데도 일이 끝나지 않는다. 깻잎, 콩잎 등 잎을 따서 보내는 일은 역시나 정말 힘들다. 발송하는 날이면 5시에 택배 기사님이 우리집에 오시는데, 이 시간이 되어도 콩잎 포장은 끝나지 않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하고선 6시30분이 되어서야 발송작업이 끝났다. 여기저기서 빨리 오라고 전화가 오는데도 짜증 한 번 안 내고 편안하게 기다려주신 기사님이 참 고마웠다. 하루종일 콩잎을 땄더니 눈만 감으면 콩..

긴 가뭄 끝 장마와 태풍

한 달 넘게 계속되던 가뭄. 밭작물들이 비쩍 마른 채 근근히 목숨만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어서 비가 좀 왔으면 했는데, 이를 어쩌나, 좀 지나치게 많이 내렸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장마에 겹쳐 태풍까지 함께 찾아왔네요. 어제 그제, 태풍이 온다고 해서 잔뜩 긴장했습니다. 바람 소리에 잠을 설치고, 새벽에 나가서 하우스 안 날아갔나 확인해보고, 배수로 정비하고... 오늘 새벽에 집중적으로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아침부터는 날씨도 제법 맑아지고 바람도 잦아들었습니다. 그런데 점심 나절쯤 되니 갑자기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합니다. 기상 특보 뉴스에 장수군 계남면 호덕리 산간 마을에 위치한 주민들 대피 요망이라는 자막이 떴다는 겁니다. 주소까지 정확하게 우리 동네를 콕 집어서 보도된 뉴스 ..

힘든 2006년 농촌 여름, 장마에 태풍, FTA까지 (2006.07.11)

태풍이 지나갔다. 무서운 하루를 보냈다. 가족회원제 발송날이라 어쩔 수 없이 태풍 한가운데로 나가 일을 했다. 하우스 안에서 토마토를 따는 데 하우스가 계속 들썩들썩 하는 게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줄을 튼튼히 매놓긴 했지만 얼마나 무섭던지 게다가 태풍 때문인지 유난히도 하우스 안에는 두꺼비, 개구리, 뱀들이 득실거렸다. 까치 독사가 아무리 막대기로 쳐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비바람을 맞으며 호박밭에 가보니 지주대가 완전히 쓰러져 있었다. 초보라 세울 때 고생 많이 한 건데... 당연히 열매 맺혀있던 어린 호박들은 다 떨어지고, 게다가 이제 막 수염이 터지기 시작한 옥수수가 완전 작살이 나 있었다. 작년에 제대로 못 키워서 올해에는 모종도 일찍 하고 추비도 주고 하며 잘 가꾸어온 터였다. 키가 ..

태풍이 지나간 후에... (2005년 8월)

도시에 있을 때는 태풍이나 폭우가 쏟아져도 그저 출퇴근 시간에 옷에 빗물이 튀거나 바람 많이 부는 게 싫다는 감정 정도였는데, 시골에 와보니 우리의 생활 자체를 위협하는 무서운 자연 재해다. 비닐하우스가 날아갈까봐 끈으로 일일이 조여서 묶어주고, 깜깜한 새벽에 밭에 나가 배수로를 다시 파고, 혹여나 산사태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보냈다. 바람이 많이 불었고, 특히 전라북도 무진장 지역(무주, 진안, 장수)에 폭우가 쏟아졌다.장수군 전체가 수해로 몸살을 앓았다. 최근 무분별한 상판(기존에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운 나무를 심는 일) 작업으로 산을 파괴한 곳은 어김없이 피해를 봤다. 장수군 계북면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고, 하우스와 논밭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도 허다했다. 다행이 우리 마을엔 큰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