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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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골 112

수세미로 수세미 만들기

어젯밤 강풍과 함께 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날씨 뉴스를 보니 전국적으로 내린 비였다고 하네요. 해가 뜨면서 비는 그쳤지만 흐린 날씨에 간간이 찬 보슬비도 흩뿌립니다. 아직 캐야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땅이 젖어있어 밭에 들어가 일을 하기가 힘이 듭니다. 이런 날엔 이런 날에 맞는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 며칠 맘속으로 벼르기만 하던 일을 아침부터 벌여놓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수세미로 수세미 만들기! 수세미는 처음 심을 때 거름을 넉넉히 넣어주고, 타고 올라갈 만한 지주대만 튼튼히 세워주고 나면, 수확할 때까지 별로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쑥쑥 잘 크는 식물입니다. 뭔가 잡고 올라갈 만한 것만 있으면 높이 높이 덩굴이 뻗어 올라가 금세 아기 수세미들을 조롱조롱 선보이지요. 처음에 고추만 한 크기..

밤의 소리

해가 지면 달빛과 별빛밖에 보이지 않는 깜깜한 시골의 밤. 밤이 깊어갈수록 지나다니는 차도 사람도 없는 조용한 세상. 그런데 과연 시골의 밤이 조용할까요?백화골에서 계절을 몇 번 지내고 난 지금의 대답은 당연히 ‘NO’랍니다. 만약 달력이 없다고 해도 밤에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지금이 어느 계절인지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화골의 밤은 철에 따라 달라지는 온갖 소리로 꽉 차곤 합니다. 겨울은 조용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세상은 죽은 듯이 조용하지요. 초봄까지 겨울의 침묵이 이어집니다. 밤의 침묵을 깨는 첫 주자는 소쩍새입니다. 봄 밤, 소쩍새 우는 소리는 사람 마음을 묘하게 싱숭생숭 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소쩍새는 이름 그대로 ‘소쩍, 소쩍’ 하면서 울기 때문에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