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손님이 찾아와 녹차를 대접했습니다. 재작년 이웃이 일본 농업 연수를 다녀오면서 사다준 유기농 녹차인데, 아껴가며 마셨더니 아직도 봉지에 반절이나 남아 있는 것을 오랜만에 덜어내 우렸지요. 손님이 가고 난 뒤 거름망에 남아있는 찻잎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운 생각이 들어 찻물을 한 번 더 우려내 저녁 세수를 해보았습니다. 비누를 쓰지 않았는데도 뽀송뽀송한 것이 개운하고,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당기지 않는 것이 참 좋더군요. 아, 이래서 사람들이 녹차 녹차 하는구나 알겠더라고요. 이젠 설거지 해야지 하고 거름망을 개수대에 넣으려는데, 파릇파릇 싱싱하게 불어난 찻잎을 버리기가 여전히 아깝습니다. 예전에 인사동 전통찻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언니에게 놀러가서 가끔씩 얻어먹던 녹차김밥이 생각나 녹찻잎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