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 때문인지, 올 봄꽃이 참 소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매일 매일 농장에 핀 벚꽃을 보며 참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비가 안 와서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따뜻한 바람과 햇볕, 끊기지 않고 나오는 지하수, 하늘에서 날아오는 꿀벌들, 모두 우리를 돕기 위해 사는 듯한 고마운 이웃들, 먼 나라에서 유기농장 일을 돕겠다고 찾아온 외국인 봉사자들과 한국인 봉사자들... 모두가 서로를 돕는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입니다.
꿀벌이 지켜주는 백화골
꽃이 활짝 핀 벚나무 아래 앉아 차를 마십니다. 꽃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리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붕붕붕붕, 벌소리. 벚꽃 향기에 홀려 모여든 수십 마리의 꿀벌들이 차분하면서도 커다란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네요. 농부에게 꿀벌의 붕붕대는 소리는 아름다운 음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편으론 안도감도 듭니다. 환경 위기 속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꿀벌들. 꿀벌이 없어지면 인간도 곧 멸종할 거라는데 아직까진 그래도 버텨주고 있구나. 올해도 백화골 농사를 잘 부탁해, 고마운 꿀벌들아!
“내가 드디어 한국에 와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요. 너무 행복해요!”
농사 봉사자로 백화골에 온 벨기에 친구 타마라가 쉬는 시간에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글썽거리며 웃네요. 한국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렇게 감동이고 행복일 수 있다니. 15살 때부터 한국 문화를 접하기 시작해 케이팝, 영화, 드라마, 음식, 언어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습득하며 언젠가는 한국에 가기만을 꿈꿔온 타마라에게 워킹 홀리데이로 드디어 한국에 온 지금이 인생 최고의 순간입니다.
또 다른 농사봉사자인 독일 친구 에바는 이제 막 의과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역시 한국 문화를 좋아해 그 바쁜 와중에 3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고, 인턴을 한국 병원에서 하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바쁜 의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 1년 동안 한국 여행을 맘껏 즐기기 위해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곳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감사하고 행복한 기분입니다.
토마토 접목
토마토 접목은 시들음병, 청고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합니다.
두 종류의 토마토를 키워서 중간을 비스듬히 자르고, 뿌리와 줄기를 붙이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인생 초반기에 아주 어려운 일을 겪게 하고, 이를 극복하며 큰 힘을 키우게 하는 일인데, 이러면 토마토가 치명적인 병충해를 이기고 잘 자랍니다. 고통을 통해 더 강해지는 셈이지요.
장수군에 살 때만해도 토마토 접목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울주군으로 이사 오면서 기후변화가 더 심해지고, 날씨가 안 좋아지면서 토마토 접목은 꼭 해야 하는 일이 되었어요.
접목을 하고, 며칠간 캄캄한 환경에서 25~30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1시간에 한 번씩 물을 분무기로 뿌려줘야 합니다. 아기 돌보듯 토마토를 돌보고 있습니다.
여름에 수확할 맛 좋은 유기농 토마토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지독한 가뭄, 대비를 철저히
지독한 가뭄이 닥쳤습니다. 한 달 동안 한 번도 비다운 비가 안 왔어요. 심는 건 제 때 심고 있는데, 비가 안 오니 계속 물을 줘야 합니다. 거의 매일 당근, 시금치, 봄무 싹이 올라오라고 물을 주었습니다. 양배추, 브로콜리, 봄배추를 심고 또 물을 주었습니다. 농사란 역시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 봅니다. 매일 일기예보를 들여다보지만 언제쯤 시원하게 비가 내려줄지 모르겠습니다. 조만간 밭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골고루 물을 줄 계획입니다. "물 한 방울에 깃든 우주만물의 도움"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와닿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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