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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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1년~2013년

2011년 농산물 발송을 시작했어요

백화골 2011. 5. 2. 20:14

드디어 가족회원 농산물 발송을 시작했습니다. 몇 년째 하는 일이지만 오랜만에 발송 작업을 하니 긴장이 돼서 이른 새벽에 일어났는데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2월 말부터 오늘에 맞춰서 밭을 준비해왔는데, 추운 날씨 속에서 다행히 작물들이 잘 자라주어서 재미나게 수확하고 포장을 했습니다.

오늘은 산나물을 많이 채취해서 보내드릴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산에 올라가니 나물이 별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산에 다니는 어르신 말씀이 지난 주말에 도시 사람들이 내려와서 대대적으로 훑고 간 뒤라 그렇다고 하네요. 산나물은 딱 한 철 나오는 것이라 조금씩이라도 채취해 회원분들에게 이것저것 보내드리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가벼운 가방을 메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다행히 밭에 심어놓은 시금치, 비타민채, 청경채 등이 예쁘게 자라서 부족한 산나물 자리를 채워주었습니다. 4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작물들 늦게 자란다고 투덜댔는데, 오늘 수확을 하다보니 향이 참 좋습니다. 채소는 적당히 추운 날씨가 맛을 내게 하는 비결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고랭지 농산물이 평지 것보다 맛있는 것이겠지요. 특히 올해는 쑥 향기가 그 어느 해보다도 깊습니다. 추운 날씨 꾹 참고 버텨낸 식물에게 자연이 주는 선물 같습니다.   

상추와 쌈채소들은 예년보다 성장 속도가 느려 아직 많이 어린 상태입니다. 수확하기 약간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어린 잎은 어린 잎대로 맛있기 때문에 그냥 따서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대신 양은 아주 조금씩입니다. 상추가 너무 조금 왔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다음 주부터는 아마 많이 보내드릴 수 있을 거예요.

하루종일 이 밭 저 밭 다니다보니 어느새 저녁 무렵입니다. 박스 하나하나 마무리 포장하고 운송장을 붙이는데, 회원분들 이름을 보니 참 반갑고도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듭니다. 몇 년 째 회원하시는 분들은 특히 더 그렇구요. 회원분들 이름을 하나 하나 마음에 새겨가며 정성스럽게 박스를 포장했습니다.

저녁 무렵 마을로 올라오신 택배기사님이 오랜만에 포장 작업하니 힘들지 않냐며 인사말을 건넵니다. 몇 년 동안 저희가 포장 작업을 하는 월, 수, 금요일마다 매번 뵙는 분이라 아주 친숙한 느낌입니다. 택배 기사님들이야말로 백화골과 전국 곳곳 회원분들을 실질적으로 연결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지요. 그러고보니 가끔씩 택배 사고 날 때마다 불평불만만 많았지 감사하다는 생각은 별로 못하고 산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택배 기사님들! 올해도 사고 없이 무사히 배달 부탁드려요~

택배차에 마지막 농산물 박스를 싣고 나니 ‘아, 올해도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실감이 납니다. 더욱 기운 내서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참, 이번 주와 다음 주는 택배 받으시는 요일에 조금씩 변동이 있습니다. 어린이날이 있는 이번 주에는 목요일 받으시는 분들이 수요일에 받으시게 됩니다. 화(5/3), 수(5/4), 토(5/7) 이렇게 도착이 될 거예요. 석가탄신일이 있는 다음 주에는 목(5/12), 금(5/13), 토(5/14) 이렇게 받으시도록 보내드릴 예정이구요. 그러니까 원래 화요일 받으시는 회원분들은 목요일로, 목요일 받으시는 회원분들은 금요일로 조정이 되는 것이지요. 혼란 없으시도록 문자로도 다시 한 번 알려드릴게요. 휴일이 많아 헛갈리긴 하지만, 어쨌든 기분 좋은 5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