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매주 빠짐없이 가족회원들에게 농산물을 발송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설계도가 필요합니다. 주별 농산물 발송 계획, 그에 따른 씨앗 파종 시기와 모종 정식 시기 조절, 그리고 어느 때 어느 밭에 심을 것인가 하는 자리 배치까지... 처음에 이런 계획을 세워놓지 않으면 도중에 모든 게 뒤죽박죽 헝클어지게 됩니다. 더구나 저희처럼 땅이 넉넉하지 않아 한정된 땅에서 알뜰하게 농사지어야 하는 상황에선 더더욱 계획적인 농사가 필수입니다.
가끔 후배 농부님들이 저희 영농 계획표를 보고 따라하겠다며 자료를 달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표는 다른 밭에선 무용지물입니다. 동네마다 기후도 다르고, 같은 동네라 해도 노지에 심는 것과 하우스에 심는 것이 다르고, 또 저희는 저희 밭 상황에 맞춰 심고 거두는 시기를 조절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해 두 해 농사 경험이 쌓여가다 보면 자연스레 자기 밭에 맞는 농사 계획표가 나오게 됩니다.
올해 농산물가족회원들에게 보내드리는 농산물들은 ‘제철 기본 야채’ 중심으로 갈 예정이며, 계획표도 이에 맞춰 짰습니다. 언제는 제철 기본 야채 중심이 아닌 해가 있었더냐마는, 올해는 더더욱 생야채 중심으로 보내드릴 계획입니다. 작년, 재작년에는 이상 기후로 채소를 키워만 놓고 못 보내드린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아예 이상 기후가 올 것을 전제하고 최대한 이에 대응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농사는 하늘이 도와야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보려고요.
더 자세한 안내는 3월 말쯤 회원 모집 공지글과 함께 블로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야 막 씨앗이 들어가기 시작했으니 야채들이 나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장수의 봄은 아주 늦게 시작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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