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에 하우스에 심었던 감자들이 요즘 활기차게 싹을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 꼭 해주어야 하는 작업이 바로 ‘갇힌 감자 구출하기’입니다.
씨감자를 묻고 나서 한동안 잠잠하기만 했던 감자밭에 뭔가 조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심은 자리가 지진이 나듯 쩍 갈라지면 이제 곧 싹이 올라온다는 신호입니다.
감자싹이 심은 구멍 바로 위로만 나란히 나란히 고개를 내밀면 좋겠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고개를 내미는 놈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이런 놈들은 멀칭 비닐 속에 갇혀 제대로 크지 못하다가 계속 그렇게 놔두면 결국 물러져 죽어버리기 때문에 반드시 일찌감치 비닐 속에서 꺼내주어야 합니다. 감자 심은 자리 근처 비닐이 이상한 모양으로 불룩 솟아올라 있는 곳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감자싹들이 갇혀 있습니다.
비닐을 찢어 갇힌 감자싹을 ‘구출’해낸 뒤, 싹 주위에 흙을 긁어모아 두툼하게 덮어줍니다. 감자는 이렇게 북주기를 잘 해줄수록 알이 잘 달리거든요. 감자싹이 튀어올라오는 시기가 제각각 조금씩 다르므로, 갇힌 감자 구출 작전은 열흘 정도 계속 해주어야 합니다. 며칠 계속된 따뜻한 봄날씨에 감자들이 너도나도 앞을 다투어 싹을 내밀었습니다.
한달 반만 자라면 감자는 수확입니다. 앞으로는 북주기와 웃거름 주기 정도만 신경 쓰면 됩니다. 맛있게 잘 자라서 회원들 밥상으로 배달될 날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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