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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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0년

4월, 배추가 자라고 감자 싹이 올라옵니다

백화골 2010. 4. 1. 20:34

비가 많이 내립니다. 작년 이맘 때는 가물어서 씨 넣은 작물에 물 주느라고 무척 고생스러웠는데, 올해는 반대입니다. 그래도 비가 오기 전에 밭 갈고 골 타놓고 노지 감자 심는 일까지 다 마쳐놓아서 다행입니다.

수요일, 목요일의 비 예보를 앞두고 우리 마을 농사 짓는 이웃들은 마치 군사 작전 펼치듯이 바쁜 화요일 하루를 보냈답니다. 이번 비 오기 전엔 모두들 감자 심기를 끝내야 했거든요. 모두들 펄펄 날아다니며 밭 만들고 감자를 심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집처럼 이웃들도 간신히 임무 수행에 성공했답니다.

비오는 어제 오늘은 집에 있으면서 농산물가족회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1년에 단 한번이지만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회원 모집 하는 기간은 뭐랄까, 비정규직 재계약 기간 같아서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회원 모집 글을 올리니 작년 회원이었던 분들이 먼저 회원 가입을 해주시고 힘나게 글을 써주십니다. 농사짓는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가족회원분들 격려 덕에 참 행복하고 즐거울 때가 많습니다.

오늘 아침은 잠시 비가 소강상태입니다. 이때를 놓칠세라 얼른 밭으로 달려가 완두콩을 심었습니다. 약국에서 약 봉지 담듯이 세알씩 심었습니다.  사람 하나, 새 하나, 벌레 하나... 뭐 이런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새나 벌레가 오면 그냥 다시 심어야 합니다. 그저 안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완두콩을 2/3 정도 심었는데 다시 빗방울이 굵어집니다. 서둘러 일을 정리하고 아래 하우스에 내려와 보니 하우스 감자가 심은 지 3주 만에 싹이 올라와 있네요! 싹 올라오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감동입니다. 

옆 하우스에서도 배추가 뿌리를 내리고 부쩍부쩍 커나가고 있습니다. 몇 달 만에 싱싱한 초록색 잎 사귀를 보니 마구마구 기운이 솟아나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 농사짓는 일이 참 재미납니다.

내일 오전이면 비는 그친다지만, 모레 다시 영하 4도까지 내려간다는 예보입니다. 4월이 되었으니 이제 추위는 물러갈 때도 된 것 같은데, 그래도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게 자연의 섭리겠지요. 내일 다시 연결했던 관수시설들  물 빼서 동파 방지를 해 놓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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