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동안 마을 의준이네 사랑채에서 지내며 농사 준비를 시작했다. 장수는 해발 450m 이상 지역으로 3월에도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았고 눈이 많이 내렸다.
3월의 폭설...
토착 미생물 만들기. 유기농으로 농사 짓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땅에 미생물들이 살아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부엽토가 많은 곳에서 채취하는 토착 미생물은 가장 좋은 땅 살리기 재료라고. 마을 뒷산 백화산 골짜기에서 토착미생물을 채취(한 번의 실패 끝에)하여 활용했다.
- 제조 방법 : 부엽토가 많은 지역에 고두밥(양파망에 포장)을 넣은 후 묻어주고, 1주일 정도 후에 채취한다. 채취한 토착미생물을 흑설탕과 1:1로 1차 배양 한 후 1주일 후에 원액을 500배 희석해서 쌀겨와 버무린 뒤 보온덮개로 덮어두면 적당한 토착미생물이 배양된다. 또 물통에다 토착미생물과 천혜녹즙 등을 넣은 후 에어콤프레샤로 배양하면 액체 토착미생물이 배양된다.
- 활용 및 효과 : 초봄부터 수확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한다. 엽면시비 및 관주하면 토양 속에 미생물이 극대화되어 작물 생육이 촉진되고 병충해 방제에 큰 효과가 있다.
천연칼슘 만들기. 식물도 칼슘이 부족하면 각종 병이 오기 쉽다고 한다. 화학 비료로 나온 칼슘제가 많은 데 당연히 식물과 사람에게 좋을 리가 없다. 계란과 소뼈, 돼지뼈 등에 현미 식초를 붓고 천연 칼슘을 만들어 주로 토마토 재배에 활용했다.
- 제조 방법 : 계란껍질, 굴껍질, 게껍질 등을 활용한다. 주로 계란껍질을 사용하는데, 계란 속껍질을 살짝 태운 다음 현미식초를 담은 용기에 담아 놓는다. 계란껍질이 오르락내리락하며 기포를 내고 녹은 후에 움직임이 없어지면 천연 칼슘이 된다.
- 활용 및 효과 : 주로 1천배로 희석해서 사용한다. 한방영양제와 함께 사용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전환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다.
깻묵과 쌀겨를 물에 섞어 발효하는 깻묵액비. 작물에 영향도 공급하고 생육도 튼튼하게 해준다고 한다. 1년 내내 요긴하게 활용했다.
- 제조 방법 : 깻묵과 쌀겨의 비율을 2대1 정도로 한다. 이 분량의 다섯배 정도 되는 고무 다라이에 물을 넣고 깻묵과 쌀겨를 넣는다. 봄가을에는 두 달 정도면 발효되어 사용할 수 있다.
- 활용 및 효과 : 주로 웃거름용으로 활용한다. 엽면시비시 5백배 정도 희석해서 사용하면 생육을 촉진시키고 작물 고유의 맛과 향이 좋아진다.
왕겨 훈탄 만들기와 왕겨 목초액 만들기. 왕겨는 이래저래 쓸모가 많았다. 왕겨를 태우면서 나오는 재는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목초액은 액비이자 방제약제로 쏠쏠하게 쓰였다. - 제조 방법 : 양철 식용유 통 양 옆에 구멍을 내고 위쪽으로 연통을 연결한다. 왕겨를 주변에 가득 부은 후 토치램프 등으로 불을 붙여서 불씨가 옮겨가도록 한 후 연통을 통해 떨어지는 목초액을 받는다.
- 활용 및 효과 : 목초액은 적게 쓰면 영양제, 적당히 쓰면 살균, 기피제로 쓰인다. 보통 5백배에서 1천배로 희석해서 쓰고 깻묵액비 등과 함께 활용하면 생물 생육과 방제에 큰 도움이 된다.
한방영양제 만들기. 자연 농업에서 주로 많이 활용하는 자재라는데 한약재 사는데 돈이 많이 들었다(^_^)- 제조 방법 : 당귀2(200g): 계피1(100g) : 감초 1(100g)의 비율로 막걸리에 담가 놓은 후 하루 정도 후에 막걸리에 부어놓은 한약재들 그릇에 옮겨 담고 흑설탕 재어놓는다. 발효가 끝나면 한방영양제 원료에 소주 큰 PT병으로 1병 반 부어넣으면 완성된다.
- 활용 및 효과 : 한방영양제는 작물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생육초기부터 결실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하다. 기본적인 희석배수는 1천배이며 상황에 따라 5백배로 희석해서 주기도 한다.
겁없이 토마토 모종을 시작했다. 열선을 깔고 비닐 터널을 만들고 온도 조절을 한다고 노력했지만 결국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지독히도 추운 장수 날씨 탓에 첫번째 모종 내기는 실패, 결국 다른 곳에서 토마토 모종을 구해와야 했다.
장수군의 지원을 받아 하우스를 마을 사람들과 만들었다. 농촌에 내려와 보니 시설 하우스 등에 대한 각종 지원(저리로 돈을 꿔 주거나, 자부담을 끼고 보조를 해 주는 경우)이 많은데, 대개는 타산이 맞지 않아 농민들의 빚만 늘려주는 경우가 많다.
밖에 나와 있기도 힘든 추운 겨울에 하우스 만들기는 참 힘든 일이었다. 마을 주민들도 귀농한 초보 농부들이라 하나하나 배워가며 겨울 내내 하우스를 만들었다. 이 하우스에서 토마토와 양상추 재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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