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가뭄 7

모두가 서로 돕고 사는 행복한 유기농사, 봄 백화골 풍경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 때문인지, 올 봄꽃이 참 소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매일 매일 농장에 핀 벚꽃을 보며 참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비가 안 와서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따뜻한 바람과 햇볕, 끊기지 않고 나오는 지하수, 하늘에서 날아오는 꿀벌들, 모두 우리를 돕기 위해 사는 듯한 고마운 이웃들, 먼 나라에서 유기농장 일을 돕겠다고 찾아온 외국인 봉사자들과 한국인 봉사자들... 모두가 서로를 돕는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입니다. 꿀벌이 지켜주는 백화골 꽃이 활짝 핀 벚나무 아래 앉아 차를 마십니다. 꽃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리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붕붕붕붕, 벌소리. 벚꽃 향기에 홀려 모여든 수십 마리의 꿀벌들이 차분하면서도 커다란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네요. 농부에게 꿀..

가뭄에도 힘차게 자라는 맛좋은 고랭지 가을 작물들

다시 가을 가뭄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 여름 내내 비가 쏟아지더니 올해 날씨 한번 농사짓기 참 어렵다. 이제 한 두달 안에 어지간한 작물들은 수확해야할 텐데, 비가 안 오니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그래도 이것저것 가을 작물들이 잘 자라주어 마음이 편하다. 아침저녁으로 작물에 물주고, 액비 주며 작물들과 함께 가을 농사 속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가을 브로콜리와 양배추도 잘 크고 있다. 수확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잘 자라주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 미생물과 깻묵액비를 섞어서 뿌려주었다. 토종 오이가 열렸다. 작년에 받아 놓은 씨로 싹을 틔워 하우스에 심었는데, 올해도 잘 자라주길 바라며 순도 쳐주고 망을 잘 타고 올라가도록 유인해주었다. 토종 오이는 작고 뭉툭하지만 아주 맛나고 노각 오이로 키..

길고 긴 가뭄, 농산물 가족회원 발송 준비

며칠 전 야콘과 단호박을 노지에 심었는데 비가 안 온다. 더군다나 초여름처럼 온도가 올라가는 바람에 다시 아침저녁으로 물조리개 들고 다니는 생활을 하고 있다. 다음주 화요일쯤 비가 내리긴 한다는 데, 제발 맞는 예보이길. 5월이 되자 그림같이 화창하고 푸르다. 일하면서 하늘과 숲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린 시절 이맘때가 되면 밤늦도록 동네에서 뛰어 놀던 기억이 아련하다. 농민이 된 나는 밤늦도록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일을 한다. 새벽부터 늦도록 일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노동이다.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정말 파란 5월의 하늘이다. 며칠째 노지 작물 물주는 일을 하고 있다. 트럭에 큰 물통을 싣고 다니며 일일이 조리개로 물을 준다. 여간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어서어서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가뭄에 콩 나듯이

재앙 같은 봄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2, 3월에는 그나마 간간이 눈, 비가 내렸지만 본격적인 농사철인 4월이 된 후 한 번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한창 씨앗이 들어갈 때라 하루 걸러 한 번씩 비가 와도 반길 판인데, 보름이 다 되어가도록 비 한 방울 구경을 못 하니 농민들 속도 바싹바싹 타들어간다. 우리 마을에도 지하수가 많이 말라서 하우스 몇 동을 동시에 물 주면 단수가 되어 버린다. 관수 시설을 갖춘 밭은 걱정이 없지만, 물을 대기 힘든 노지 밭은 씨를 넣으면 싹이 나지 않고, 작물을 심으면 자라질 못한다. 작물에 물을 주기 위해 조리개를 아예 들고 다닌다. 물 주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끝난다. 공기가 하도 건조해서 일하는 사람도 콧속이 아프고 목이 탄다. 바람이 불면 먼지가 크게 일어난다. 건조..

가뭄에 고구마 캐다 (2008.10.14)

언제부터 비가 안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비오는 날씨가 어떤 것인지 잊어버릴 정도로 매일 해가 쨍쨍 뜬다. 가랑비가 잠시 내리다가도 금세 그친다. 다음날 오후부터는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다시 흙먼지가 풀풀 날린다. 이 지역에선 서리가 일찍 내린다. 10월 중순부터는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추위에 약한 고구마나 야콘 같은 식물은 서리를 맞으면 장기 저장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서리 내리기 전에 반드시 캐야 한다. 요즘 1주일 넘게 고구마를 캐고 있다. 땅이 쩍쩍 갈라져 있다. 고구마 순도 말라 비틀어버릴 지경. 이 메마른 땅을 힘겹게 헤집으며 고구마를 캔다. 일손이 부족해서 여기저기 연락을 해 봐도, 지금은 ‘단풍놀이철’이라 농촌에 와서 일 도와줄 사람을 찾기 힘들다. 땅이 마르면 고구마는 점점 더 ..

땅콩과 참깨 수확, 늦더위, 가뭄, 비를 기다리는 밤! (2008.09.21)

늦더위에 가뭄이 계속된다. 한낮에는 30도까지 올라가고 비가 한달 째 전혀 안 내린다. 작년과 반대다. 작년에는 이맘 때 한달 내내 비가 와서 애를 먹었다. 올해는 비가 안 와서 작물들이 말라죽는다. 때아닌 늦더위에 파리와 모기떼만 미친 듯이 날뛴다. 게다가 추석 무렵부터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여 울상 짓는 사람들이 많다. 홍로 사과 5kg에 공판장 가격이 5~6천원, 상추 4kg 한 박스가 5~6천원, 토마토는 10kg 한 박스에 1만원 전후다. 가뭄으로 가뜩이나 수확량이 적은데 가격까지 떨어지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원래 날씨가 안 좋아 수확량이 떨어지면 공판장 경매가는 올라가는 법인데. 시골에 내려온 후부터 점점 추석이 싫어진다. 느긋하게 수확의 기쁨을 나누기는커녕 택배 물량 몰려 물류 대란으로..

한달 넘게 계속되는 가을 가뭄, 힘든 고구마 캐기 (2006.10.19)

9월18일부터 오늘 10월 19일까지 장수에는 한번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가뭄이 계속되니 땅이 굳어 고구마 캐기가 무지 힘들다. 여름엔 긴 장마, 가을엔 긴 가뭄! 올해 날씨 참 농사에 도움 안 된다. 100평도 안되는 땅에 심은 고구마를 2주째 캐고 있다. 비오는 날 심고 부직포로 풀만 잡아줬을 뿐인데도 고구마 농사가 잘 됐다. 수확량이 많은데다 달고 맛있다. 트랙터나 경운기에 쟁기 달아 캐도 되지만 많이 상한다. 삽으로 캐는데 무지 힘들다. 그래도 고구마가 많이 나와 수확하는 기쁨이 크다. 고구마가 서리를 맞으면 안 된다고 해서 서둘렀는데 캐기가 힘들어 어느새 2주가 흘렀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추석 이후에 고구만 캐는 일에만 전념하며 보낸 셈이 됐다. 이제 남은 건 한 줄, 내일이면 고구마캐기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