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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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23년~2024년

늦게 찾아온 봄, 소중한 농부의 하루

백화골 2024. 4. 8. 00:15

 

올해는 봄이 안 오는 줄 알았습니다. 3월말까지 장마같은 비, 강풍, 한파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나쁜 날씨 속에서도 퇴비를 뿌리고 두둑을 만들고 파종을 했습니다. 간절하게 기다리던 봄이 와서 인지 하루가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백화골 주변에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어찌나 강풍이 계속 불어대는지 사진처럼 모든 것들을 날아다녔습니다. 두 달을 이런 날씨 속에서 살다보니 나쁜 날씨라고 꼭 마음이 괴로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환경오염으로 날씨는 더 나빠질 테니, 현실을 바꿀 수 없으면 마음을 바꿔야지요.

 

 

올해 첫 농사 봉사자는 싱가포르 친구 칭핑이었습니다. 2017년에 처음 방문한 이후 여러번 백화골에 찾아왔고, 저희가 싱가포르에 가서 만난 적도 있을 정도로 가족 같은 친구입니다. 칭핑은 싱가포르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농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농장에 가서 농사일을 하고, 오후에는 그림을 그린다고 하네요.

 

칭핑이 올해 첫 봉사자로 농사일을 도와준 덕에 나쁜 날씨 속에서도 농사 진도가 잘 나갔습니다.

 

 

한파 속에서도 양배추 모종들이 잘 자랐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키웠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금방 지나갔네요. 밭에 나가기 전에 물을 주고 비 오기 전에 아주심기를 했습니다. 지금 뿌리를 잘 내리고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운반용 전기오토바이를 구입했습니다. 무거운 짐 옮길 때마다 고생고생 했는데, 200kg까지 퇴비 같은 걸 실어도 잘 나가고 좋습니다. 고장 없이 잘 사용했으면 좋겠네요.

 

 

강풍을 맞으며 열심히 두둑을 만들었습니다. 감자, 완두콩, 비트,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상추, 대파, 비타민채 등 벌써 많은 작물을 심었습니다.

 

 

루디빈(벨기에), 주잔나(폴란드), 빈센트(프랑스)가 올해 첫 봉사자팀이 되어 일손을 돕고 있습니다. 모두 마음 착한 친구들이라 열심히 농사일을 하네요. 날씨가 추워서 고생고생했는데, 참 고맙게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한 날, 근처 벚꽃 명소를 찾아갔습니다. 올해 여러 곳에서 벚꽃 축제가 두 번이나 연기 될 정도로 늦게 꽃이 피어서 더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만발한 벚꽃처럼 올해 더 기운차게 일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