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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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스무 번째 주 발송, 추석

백화골 2017. 9. 20. 15:34

완연한 가을입니다. 요즘은 하루 일을 시작하기 위해 장화를 신을 때마다 바로 신지 않고 거꾸로 뒤집어 들고서 한참 톡톡 털어주곤 합니다. 밤새 메뚜기나 여치 같은 풀벌레가 기어들어가서 장화 속을 아늑한 하룻밤 거처 삼아 늦잠을 자는 경우가 가끔 있거든요. 밭에서 만나면 소중한 배춧잎을 야금야금 뜯어먹고 가는 웬수들이지만, 쌀쌀한 가을밤을 피해 장화 속에서 옹송그리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지요. 농사에 해를 끼치는 생물이라도 완전박멸이 아니라, 어우렁더우렁 어떻게든 부대끼며 같이 살아보자는 것이 어찌 보면 유기농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주에 미리 말씀드린 대로 이번 주가 추석 전 마지막 발송입니다. 9월 마지막 주와 10월 첫째 주 2주 동안 배송이 없고요, 21번째 꾸러미는 10월 두 번째 주부터 발송해드릴 예정이에요. 10월 둘째 주 월요일이 공휴일인 한글날이라 화요일 회원분은 1011(수요일)에 택배 도착 예정이고요. 착오 없으시길 바라고요, 2주 추석 방학 동안 백화골 농부들은 열심히 땅콩도 캐고 가을 작물들 돌보며 알뜰히 막바지 남은 발송 기간 준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백화골 회원 여러분들 모두 풍성한 추석, 평온한 추석 지내시길 바랍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스무 번째 주 유기농제철꾸러미 발송 품목은 들기름, 오이, 가지, 풋고추, 쑥갓, 양파즙, 청경채, 셀러리, 쌈배추 등입니다. 요일에 따라 품목 구성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들기름_ 유기농으로 정성껏 재배해 갈무리해 두었던 들깨를 깨끗이 씻어서 가을볕에 며칠 동안 바싹 말린 다음, 방앗간에 가져가 아주 살짝만 볶아서 짠 들기름입니다. 갓 짠 들기름답게 정말 향기가 좋아요. 추석 음식 만들 때 여러모로 이용해보세요.

오이_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오이 수확량이 많이 줄었어요. 줄어든 수확량만큼 상자에 하나씩만 넣어 보내드립니다. 오이는 아마도 이번 주가 마지막 발송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가지_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별다르게 돌봐주지 않아도 참 꿋꿋하게 잘 자라는 게 가지랍니다. 한여름처럼 크고 토실토실하게 자라진 않지만, 가을 가지는 물기가 적어 좀 더 쫄깃한 식감이 나는 게 특징이에요. 어슷하게 썬 다음 밀가루 옷 입혀서 노릇하게 구워내면 언제 먹어도 참 맛있답니다.

풋고추_ 이번 주에는 맵지 않은 아삭이 풋고추로 구성해서 보내드립니다.

쑥갓_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요즘이에요. 따끈한 국물요리에 쑥갓이 빠지면 서운하지요. 늦여름 새로 심은 쑥갓, 첫 수확해서 보내드립니다.

양파즙_ 몸에 좋은 양파 껍질까지 통으로 넣고 달인 양파즙 보내드려요. 물론 첨가물 없이 양파만 끓인 것이고요. 양파 자체가 가진 단맛 때문에 적당히 달달한 맛이 난답니다. 주스처럼 바로 드셔도 좋고, 고기를 절일 때 양념으로 쓰시거나 샐러드 소스를 만들 때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청경채_ 청경채는 오이나 셀러리 등 다른 생채소들과 함께 겉절이 양념에 무쳐 드셔도 좋고요, 간장, 들기름과 함께 볶아서 드셔도 좋습니다.

셀러리_ 서늘한 기온을 좋아하는 채소답게 가을이 되면서 더 잘 자라주고 있네요. 백화골에선 그냥 셀러리 대를 잘라서 오이, 당근 등 다른 채소들과 함께 채소 스틱으로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소스로는 고추장이나 된장도 좋고요, 가끔 마요네즈에 마늘 한 개 다져 넣고 허브 가루 솔솔 뿌려 먹어도 맛있답니다.

쌈배추_ 배추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어요. 백화골에선 통배추용과 쌈배추용, 두 가지 배추를 모두 심었고요, 이 중에서 쌈배추용으로 심은 배추를 첫 수확해 보내드립니다. 통배추는 10월 말쯤 보내드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