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6 백화골 네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억새꽂이경단

백화골 2016. 6. 1. 20:51

요즘 백화골에선 하루하루 치열하게 풀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엄청난 기세로 자라고 있는 풀들을 지금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1년 농사가 판가름 나거든요. 풀들도 이미 단단하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터라, 붙잡고 온 힘을 다해 씨름을 하지 않으면 꼼짝도 하지 않는답니다. 명아주 같은 풀은 이미 키가 무릎 높이 넘게 자랐고요. 정말 많은 일손이 필요한 일인데, 고맙게도 많은 이들이 찾아와 도와주고 있는 덕에 조금씩 조금씩 밭이 깔끔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주에는 양배추, 시금치, 뽕잎차, 로메인상추, 모듬쌈채소, 곰취, 마늘쫑, 오이, 억새꽂이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작은가족회원 기준 제철꾸러미 품목이고 요일에 따라 조금 변동이 있을 수 있고요. 



양배추는 푸른 겉잎을 다 떼어내지 않고 조금 남겨서 보내드리고 있어요어디어디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 채소뭐 이런 걸 발표할 때마다 늘 빠지지 않는 것이 양배추이지요그런데 이렇게 몸에 좋은 성분이 우리가 다듬어 버리는 겉잎과 속심에 가장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하네요양배추 겉잎은 좀 질긴 편이니까 잘게 썰어 볶아서 드셔보세요속심은 갈아서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뽕잎차는 매년 이맘때 한 번씩 만들곤 해요. 몇 번씩 잘 덖어 말린 뽕잎차는 정말 매력적인 맛이 나거든요. 드시는 방법은 녹차와 비슷합니다.

 

시금치는 더위에 약한 채소이기 때문에 아마 이번 주가 가을 전 마지막 보내드리는 시금치가 될 것 같아요. 곰취도 마찬가지고요. 마늘쫑은 나오는 양이 충분하지 않아 요일에 따라서 콜라비 등 다른 채소로 받게 되실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이번 주엔 좀 특이한 품목이 끼어있지요? 억새꽂이요. 물론 먹는 건 아니고요, 친환경 생활용품으로 이용해보시라고 보내드려요. 백화골 밭들이 다 산에서 가깝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산자락에 붙어있는 밭이 있는데, 밭 한귀퉁이에 억새 군락이 있어요. 억새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라 한 번 자리 잡으면 정말 없애기가 힘든 풀이랍니다. 이름처럼 억세게 자라지요.

 

올해 이른 봄 이 억새를 베어내다가 문득 잘 갈무리해 회원분들에게 보내드리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억새는 대나무처럼 표면이 매끄럽고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이미 친환경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답니다.

 

억새꽂이는 여러 가지 쓰임새가 있는데, 나무젓가락이나 이쑤시개를 대체할 친환경 일회용품으로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손님상에 과일을 놓을 때 이쑤시개 대신 억새를 꽂아놓아도 좋고요, 산적을 꿰어 전을 부칠 때는 가는 억새를 사용하고 좀 굵은 것은 야외에서 도시락 먹을 때 나무젓가락 대신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우리가 한 번 쓰고 무심코 버리는 나무젓가락이나 이쑤시개 때문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베어지고 있다고 해요. 더구나 제품을 만들 때 표백제 등 화약약품 처리를 하니까 우리 몸에도 좋을 것이 없고요.

 

백화골에서 억새를 활용해 만들어본 간식입니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막대사탕 같은 귀여운 모양이 마음에 들어요.


먼저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동글동글한 경단을 만듭니다. 끓는 물에 담갔다가 경단이 둥실둥실 떠오르면 체로 건져냅니다. 잘 익은 찹쌀 경단에 억새를 꽂아준 뒤 꿀이나 조청을 묻힙니다. 마지막으로 볶은 콩가루(고소한 맛이 나는 가루면 어느 거나 좋아요)에 굴려서 먹으면 끝입니다. 꿀과 콩가루가 경단 전체에 골고루 묻게 하려면 억새는 나중에 꽂아주세요.

 

이번 한 주도 백화골 채소들이 회원분들의 생활에 작은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