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첫 번째 꾸러미는 다들 잘 받으셨나요?
저희도 첫 발송 후 회원분들께서 보내주신 메시지와 사진들 잘 받았습니다.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상자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신 분도 계셨고요, 배추 절이는 모습을 찍어서 보내주신 분, 막 손질 끝낸 두릅을 예쁘게 찍어서 보내주신 분도 계셨어요. 그리고 백화골 채소들로 엄청나게 멋진 요리들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공유해주신 분들도 계셨답니다. 정말 얼마나 감탄했는지 몰라요.
또 한 가지 재미있었던 건 머윗대를 추가로 더 구매할 수 없냐고 문의하신 회원분이셨어요. 머윗대 같은 산나물을 좋아하시는 어르신이 집에 계신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18개월 된 아기에게 머윗대를 요리해 주었더니 너무 좋아해서 이유식용으로 더 구입하고 싶다는 분이었답니다. 쌉싸름한 산나물 맛을 벌써부터 터득한 아기가 기특하고도 재미있어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답니다.
이번 주 제철꾸러미 품목은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뽕잎, 햇감자, 상추와 쌈채소, 열무(또는 브로콜리 새순, 래디쉬), 시금치, 컵로메인 상추, 생채, 말린 찰옥수수, 참취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뽕잎은 해마다 이맘때면 한 번씩 잊지 않고 보내드리는 백화골 단골 품목이지요. 나뭇잎을 먹는다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뽕잎은 단백질, 칼슘, 칼륨, 이밖에 여러 가지 미네랄 성분들이 듬뿍 들어있어 그 어느 채소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건강채소랍니다. 맛도 순하고 부드러워서 생으로 먹어도 되고, 데치거나 찌거나 볶아 먹어도 되고요.
비닐하우스 햇감자 올해는 조금 더 일찍 캐서 보내드립니다. 올해는 항상 보내드리던 수미 품종이 아닌 두백이라는 품종의 감자예요. 올해 처음 심어본 품종인데, 맛이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저희 생각엔 수미보다 조금 더 맛있는 것 같아요. 하우스 감자는 양이 얼마 되지 않으므로 햇감자를 좀 더 실컷 드시고 싶더라도 노지 감자가 나오는 6월 하순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주에 곰취가 갔다면 이번 주엔 참취를 보내드려요. 둘 다 취나물이지만 맛도 향도 생긴 모양도 조금씩 다르답니다. 사실 취나물 종류만 수십 가지가 있다고 해요. 곰취와 참취는 그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종류고요. 뽕잎과 마찬가지로 1년에 딱 한 번 보내드리는 품목인 만큼,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시더라도 산나물 고유의 향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번 주 추천 요리는 찐 감자입니다. 찐 감자가 무슨 요리씩이나 되냐고요?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우연히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었어요.
“... 이것저것 많이 먹었지만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은 감자였단다. 입맛을 당기는 소스를 곁들이거나 혀를 미묘하게 유혹하는 양념을 뿌리지 않고, 다른 재료도 전혀 섞지 않은 그냥 감자였어. 담백하고 작은 감자 조각들은 겉이 섬세하게 바삭거렸고, 입안 가득 진하게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풍미가 일품이었지. 훌륭한 질감과 놀라운 맛이 동시에 느껴졌어. 이 할애비는 그때 깨달았단다. 셰프는 현란함을 보여주려 감자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마치 예술가와 같은 손길을 감자 요리 한 접시 안에 담아냈구나 하는 사실을 말이야.” (마이클 룰먼, <셰프의 탄생> 중에서)
사실 이렇게 거창한 말도 필요 없겠지요. 어떻게 요리해도 누가 요리해도 맛있는, 햇감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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