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는 재미나게 보내셨나요? 백화골에서는 부처님 오신날도, 5.18광주항쟁 기념일도 모두 밭에서 기념하고 보냈답니다. 주말 연휴 때문에 월, 화, 수 연달아 택배 발송을 하느라 헉헉거렸는데 연휴에는 또 농사일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어서 엄청 바쁘고도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냈답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살짝 고되기도 했지만, 요즘 백화골 풍경은 정말 멋집니다. 이 멋진 풍경을 다 담지는 못하지만 틈나는 대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그 어느해보다 아름다운 5월 백화골 풍경입니다.
초봄에 유난히도 추웠던 날씨가 5월 들어 아주 따뜻해졌습니다. 비도 적당히 내리고 날씨도 괜찮습니다. 농사짓기에 아주 좋은 날씨입니다. 이런 날씨가 11월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유기농으로 키우기 어려운 양배추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주 추운 시절에 심어 초기에 벌레 피해가 없었고 적당한 온도와 햇볕이 좋은 양분이 되어주었나 봅니다. 예쁘게 포기가 차고 있습니다.
한번 냉해를 입어서 걱정했던 감자도 쑥쑥 잘 자랍니다. 이번 주말쯤에 싹 캐서 다음 주에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수확 2주 전부터 물을 안 주면 크기는 좀 덜 크지만 맛은 아주 좋아집니다. 감자가 좋아하는 여러 미생물과 유박 퇴비로 관리를 했습니다.
이번주에 발송하는 브로콜리입니다. 브로콜리는 아마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꽃이 아닐까 싶어요. 브로콜리 꽃봉오리가 예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노지에도 브로콜리를 많이 심어서 회원분들에게 넉넉하게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마늘이 잘 자랐다고 마을 어르신들이 칭찬해주십니다. 처음 키워보는 작물이라 사실 엄청 공을 들였습니다. 작년 초겨울 마늘을 막 심을 때 동네 할머니들이 여기는 너무 춥고 비탈져서 마늘이 잘 안 될 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다행히도 이렇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겨울이었는데 금세 주변이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5월의 오늘 같은 날씨만 계속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도, 힘겨운 겨울이 있고 여름이 있어서 오늘 같은 날을 소중히 여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는 일도 항상 좋은 일만 있다면 행복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아요. 어렵고 힘든 일도 있어야 좋은 날을 느끼고 누릴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올해 농사 초반전은 끝났습니다. 이제 중반전으로 접어듭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적응해가며 물 관리, 병충해 관리, 풀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해야 합니다. 올해는 농사일이 유독 재미있고 신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 따뜻한 마음이 백화골 작은 농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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